‘제2의 n번방’ 사건 주범 ‘엘’ 호주 현지서 검거

입력 2022-11-25 10:42
‘제2의 n번방’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엘’(가칭)이 지난 23ㅇ리 호주에서 검거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제2의 n번방’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엘’(가칭)이 호주에서 검거됐다. 20대 후반 남성인 ‘엘’은 지금까지 모두 1200여개의 아동 성착취물 영상과 사진을 제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호주 경찰과 합동 작전을 펼친 경찰은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 한국으로의 송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로 일명 ‘엘’을 호주 경찰과 현지 합동 수사를 통해 지난 23일 호주 시드니 교외에서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엘’은 지난 2020년 12월 말부터 지난 8월까지 피해자 9명을 협박해 아동성착취물 1200여건을 제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엘’은 피해자들에게 신분을 속여 접근해 ‘도와주겠다’고 속이는 등 1인 3역까지 수행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n번방’ 사건을 공론화했던 ‘추적단 불꽃’까지 사칭해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성착취물을 통해 경제적인 이득을 보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9명이지만, 수사 상황에 따라 피해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피해자는 대부분 미성년자다. 경찰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상담 센터와 연계하고, 유포된 영상에 대한 삭제 조치도 지원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엘’의 주거지를 호주로 특정한 경찰은 호주 현지 경찰과 합동 수사를 통해 지난 23일 ‘엘’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피해자를 유인하거나 협박하는데 관여한 공범 3명도 구속됐다. ‘엘’이 제작한 영상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거나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유출한 피의자 3명도 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아동성착취물을 소지하거나 시청한 5명도 불구속 상태로 송치했다. 현재까지 검찰에 송치된 피의자는 모두 21명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