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N번방’ 주범 ‘엘’ 호주서 검거… 국내 송환 추진

입력 2022-11-25 10:29
국민일보 그래픽

경찰이 ‘제2 N번방’ 사건의 주범 ‘엘’로 지목된 용의자를 호주에서 검거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5일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를 받는 20대 남성 A씨를 호주 경찰과 공조해 지난 23일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12월 말부터 올해 8월 15일까지 미성년 피해자 9명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텔레그램 메신저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화명 ‘엘’의 범행은 실체를 숨기기 쉬운 텔레그램에서 수시로 대화명을 바꾸고, 성착취물 유포 채팅방을 개설·폐쇄를 반복하는 식으로 3년째 이어졌다.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8월 말 텔레그램에서 탈퇴했다.

경찰은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분석해 ‘엘’의 신원을 A씨로 특정하고 지난달 19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한 달여 만인 지난 23일 호주 경찰과의 공조수사로 시드니 인근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 A씨를 국내로 송환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피해자를 유인·협박하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공범 3명을 구속했다. A씨의 제작 영상을 온라인상에서 판매하거나 특정 웹사이트에 피해자 신상정보를 게재한 피의자 3명도 구속 송치했다.

또 성착취물을 유포·소지하거나 시청한 5명도 불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공범과 방조범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검찰에 송치된 피의자는 21명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