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5개 대회에서 득점하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운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가 ‘전 소속팀’이 된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언급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호날두는 2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가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후반 20분 페널티킥으로 0-0 균형을 깨는 득점을 기록했다.
2006년 독일 대회부터 5회 연속 월드컵 출전을 달성한 그가 통산 18번째 경기에서 넣은 8번째 골이다. 특히 호날두는 5차례 월드컵에서 매 대회마다 골을 넣어 이전까지 누구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을 달성했다.
특유의 ‘호우’ 세리머니로 자축한 호날두는 포르투갈의 3대 2 승리로 경기가 끝난 뒤 팬 투표로 뽑는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돼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호날두는 “아름다운 순간이다. 5번째 월드컵에 출전했고, 팀도 이겨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며 “월드컵에서 첫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기에 무척 중요한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5번의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최초의 선수가 된 것도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어려운 경기였지만, 팀이 좋은 결과를 낸 것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맨유와의 결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금세 목소리와 표정이 달라졌다. 호날두는 “이번 주에 한 챕터가 끝난다. 그건 이제 닫혔다. 승리로 대회를 시작했고, 나는 팀을 도울 수 있었다. 그것 외에 다른 모든 것은 상관없다”고 말한 뒤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대로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기자회견은 약 2분 만에 끝나버렸다.
호날두는 월드컵을 앞두고 맨유와 에릭 텐 하흐 감독을 비판하는 인터뷰로 논란을 일으켰고, 대표팀과 맨유 동료인 브루누 페르난드스와의 불화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포르투갈 대표팀 훈련장엔 연일 그를 보기 위한 취재진이 몰렸다.
호날두는 지난 21일 직접 팀 훈련장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해 “최근과 같은 에피소드 등 논란이 때때로 선수들을 흔들 수는 있지만, 팀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첫 경기 직전에 맨유 계약이 해지되면서 졸지에 ‘무적 신세’가 됐다.
그럼에도 호날두는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포르투갈의 선발 공격수로 출전해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넣으면서 대기록을 달성해 ‘클래스’를 스스로 증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