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의혹과 전문성 부족 논란을 빚은 서경석(65) 전북개발공사 사장이 24일 사직했다. 임명장을 받은 지 3주 만이다.
김관영 지사의 전격 임명으로 도와 도의회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과정에 부산저축은행 사태의 ‘편파 변제’ 문제까지 불거져 사퇴의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 사장은 이날 오전 공사 내부 게시판에 “저는 오늘부로 사직하려고 한다”며 “저로 인한 논란은 전북도와 전북개발공사를 위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짧은 기간이었지만 여러분과 함께 희망을 꿈꾸었던 것이 저에게는 기쁨이었다”며 “전북개발공사의 발전과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한다. 감사했다”고 적었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서 사장의 사직의사를 바로 수용했다. 김 지사는 입장문을 통해 “오늘 아침 서 사장이 자신으로 인한 논란 때문에 전북 도정에 부담이 되는 상황을 지속할 수는 없다며 사의를 표했다“며 “경위를 떠나 전북개발공사 사장의 인사를 둘러싼 논란으로 도민들께 우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전북도의회는 논평을 내고 “도의회로부터 강한 부적격 지적을 받은 서 사장의 사퇴는 만시지탄”이라고 꼬집었다. 도의회는 “서 사장에 대한 임명 강행과 뒤늦은 사퇴는 도의회와 집행부 간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고 도민들을 근심케 했다”며 “앞으로 김관영 도정의 협치와 소통 행정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 사장은 도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관영 지사가 임명을 강행, 도와 도의회 갈등의 원인이 됐다.
그는 지난달 말 도의회 인사청문회 업무능력 검증에서 의원들이 5년간 금융거래 정보와 직계존비속 재산 내용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거부했다. 이에 발끈한 인사청문위원회는 도덕성 검증 없이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관영 도지사가 지난 3일 임명을 강행, 김 지사와 의회가 정면 충돌했다. 이후 지난 21일 예산철을 앞둔 김관영 지사의 유감 표명으로 마찰이 가라앉는 듯 했으나, 다음 날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낳은 수만 명의 예금주 피해 회복에 쓰여야 할 돈을 서 사장 등 몇몇 사람이 부당하게 챙겼다는 KBS의 보도가 나오며 논란이 재차 커졌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