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30여명과 술자리를 했다는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첼리스트 A씨가 23일 경찰에 출석해 “그 내용이 다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서초경찰서에 출석해 자신이 한 말이 거짓말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A씨는 그간 경찰 소환에 불응해왔으나,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경찰 수사가 가속화되자 이날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에서 “전 남자친구를 속이려고 거짓말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A씨의 전 남자친구 B씨의 휴대전화 등을 포렌식해 A씨가 앞서 B씨에게 말한 내용은 거짓이라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본보 취재에 따르면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A씨가 사건 당일인 지난 7월 19일 밤 12시 넘어 그 술집에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날 술자리 참석자로 지목된 인물들의 통신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아 위치정보를 분석했고, 이 대행 등이 오후 10시 무렵 해당 주점을 빠져나온 것으로 파악했다. 해당 술집 주인과 밴드마스터 등도 참고인 조사에서 “이들이 밤 12시 전 가게를 떠났다. 윤 대통령이나 한 장관은 본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 의혹을 제보한 B씨는 <자정 넘겼다던 ‘청담동 술자리’… 첼리스트 일행 10시 이후 없었다>는 본보 보도 이후 A씨를 향해 “언론이 맞겠지”라며 “뻥쳤네. 뻥쟁아”라고 지난 22일 트위터에 글을 작성했다.
B씨는 “설마 언론이 거짓 기사를 썼겠어. 에이. 걍(그냥) 전 여친(여자친구)이 각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수차례에 걸쳐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며 뻥쳤네”라며 “이 자슥(자식)이 진짜. 그런데 뻥은 나한테만 치지. 왜 다른 애들한테도 친 거야. 이 뻥쟁아”라고 A씨를 비난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지난 7월 19일 서울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윤 대통령과 한 장관, 김앤장 변호사 30여명,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등이 모여 밤 12시 넘은 시각까지 술을 마셨다는 내용이다.
당시 이 자리에 있었다는 여성 첼리스트 A씨가 전 남자친구 B씨와 통화에서 본인이 이런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 대화가 외부에 흘러나가면서 사태가 커졌다. B씨의 제보로 지난달 24일 인터넷 매체 더탐사가 보도했고, 같은 날 그에 앞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 장관에게 관련 질의를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경찰은 A씨가 B씨에게 말한 허위 사실이 어떤 경로로 유포됐는지 수사할 전망이다. 김 의원이 통화 녹음 파일을 얻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