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대통령 소통의 상징과 같았던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간 점검을 통해 방식을 정비한 후 다시 소통 창구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파편적인 대화를 주고받는 형태가 아닌, 심도 있는 질답이 오갈 수 있는 논의의 장(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당권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BBS 라디오에서 “(출근길 문답은) 어느 대통령도 시도하지 못했던 변화”라면서도 “6개월이 지났으니 지금까지를 리뷰해봐야 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정례 기자회견’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안 의원은 “차분하게 지금 국내 사정이 어떤지, 지금 세계 정세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우리에게 지금 닥쳐올 위험이 무엇인지,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내용까지 정리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출근길 문답을 중단하는 대신 정례 브리핑 등을 통해 소통의 총량은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단발적 소통이 아닌 정제된 소통의 필요성을 거론한 것이다.
기자 출신인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도 깊이 있는 질답이 오갈 수 있는 형식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대통령의 소통이라고 하는 것은 아주 작은 것에서도 시작할 수가 있지만, 정국 구상이나 경제에 대한 어떤 큰 틀에서의 생각이나 이런 걸 들어봐야 한다”며 “이런 방식에 대해 서로가 고민하는 모습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과 언론 간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홍보수석실 대응이 잘못됐다. 홍보수석실 관계자는 반(半)기자여야 한다. 기자의 요구 조건을 정확히 꿰뚫고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질문을 받기 전 오늘의 이슈에 대해 함께 정리 해보고, 서로 간에 ‘이런 걸 물어봐주면 어떨까’ 하는 사전 조율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절차가 다 생략되면서 모든 부담이 대통령에게 옮겨가는 건 정말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안 의원은 “우리가 (MBC 기자의) 슬리퍼에 집중하다 보면 본질을 놓치기 쉽다”며 “대통령실도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또 국민과의 소통을 더 강화하는 업그레이드 된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언론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출근길 문답으로) 국민의 알 권리와 민주주의는 한 단계 진척됐다고 본다”며 “특히 보수 정권에서 이러한 시도가 있었다는 점은 의미가 깊다”고 적었다.
이어 “도어스테핑이 재개되길 바란다”면서도 “국민에게 편협함 없이 공정한 내용을 전달할 의무가 있는 언론 역시 공정하고 절제된 모습으로 임해야 한다”고 썼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