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을 지휘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안면 부상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손흥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출전에 대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을 상대할 우루과이 대표팀의 디에고 알론소 감독은 손흥민의 부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상대의 약점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벤투 감독은 2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하루 앞둔 기자회견에서 “손흥민과 김진수의 출전이 가능하다. 다만 결정까지 시간이 남아있다”며 “손흥민이 안면보호용 마스크 착용을 그렇게 불편하게 느끼지 않는 것 같다. 남은 훈련을 지켜보고, 계획대로 경기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손흥민이 최대한 편안한 상태에서 우루과이전에 임하기를 바란다. 그를 통해 최고의 전술을 구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손흥민이 부상에 따른 위험을 부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우루과이는 24일 밤 10시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스타디움에서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갖는다. 우루과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위로, 28위인 한국보다 우세한 전력을 가진 팀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승점을 확보해야 16강 진출 길을 수월하게 만들 수 있다. 승리에 3점, 무승부에 양팀 1점씩, 패배에 0점의 승점이 부여된다.
변수는 부상이다. 손흥민은 지난 2일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로 출전한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D조 최종 6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반 27분 뜬공 경합 중 얼굴 부상을 입었다. 안와골절상 진단을 받고 지난 4일 수술을 받은 뒤 월드컵 출전을 강행했다. 현재 대표팀에서 부상 부위를 마스크로 보호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보다 먼저 기자회견에 나선 우루과이 대표팀의 알론소 감독은 손흥민의 부상을 노려 한국을 공략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의 능력을 활용하겠다. 상대의 약점을 이용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부상을 노려 전략을 짜지 않겠다는 얘기다.
알론소 감독은 “손흥민을 존중한다. 한국의 주전 선수 모두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코치진도 훌륭하다”며 “한국은 스트라이커뿐 아니라 2선 공격수들도 훌륭하다. 한국의 경기력은 매우 뛰어나다”고 치켜세웠다.
알론소 감독의 발언에 대해 벤투 감독은 “내가 뭐라고 말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 우리의 경기를 하겠다. 우리가 가진 모든 장점,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벤투 감독은 햄스트링을 다친 공격수 황희찬에 대해서는 “출전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황희찬을 뺀 공격진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목표에 대해 “최선을 다해 모든 경기에 임하는 것”이라며 “한국은 2차례 16강에 올랐다. 그중 한 번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였다. 16강 진출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불필요하게 압박감을 늘릴 필요는 없다”며 “언제나 16강에 오르는 팀이라면 압박감을 느껴야겠지만, 한국은 그런 팀이 아니다. 최선을 다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