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빈곤 포르노’에 “민주당, 여혐 편승” 맹비난

입력 2022-11-23 18:03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 어린이를 위문하고 있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 여사가 가난하고 아픈 아동을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 이용했다며 '빈곤 포르노'라고 비난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

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환아 방문 당시 조명 사용 등을 주장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한 가운데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한국 남성이 가진 부정적인 여성 혐오에 더불어민주당이 편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지난 22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 ‘박재홍의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에 대한 스토킹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 밑에는 한국 남성들이 가진 굉장히 부정적인 여성 혐오가 있다. 그걸 조장해 그 부정적인 이미지를 김 여사에게 씌우고 그 여파가 대통령에게 미치게 하는 걸 정치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여사의 캄보디아 봉사활동을 ‘빈곤 포르노’라고 언급한 장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도 지적하지 않았는가. 너무 사소하다. 사진에 조명을 썼는가 안 썼는가, 포르노라고 하는 것 말이다. 영부인은 당연한 역할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고 정상적인 영부인 역할을 했는데 거기서 시비를 걸어서 꼭 부정적 이미지를 뒤집어씌우려고 하다가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고 질타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야가 싸우는 내용이 김건희 여사 사진 조명, 손짓 이런 수준”이라며 “대변인과 일부 최고위원이 사이버 래커들이 펼치는 지엽말단적인 주장을 가져와 반복하면서 헛발질만 하고 있다. 혐오 정치에만 기대는 일부 인사들을 당직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김의겸 대변인, 장경태 최고위원 등을 직격했다.

다만 진 교수는 대통령실이 ‘빌미를 줬다’는 취지의 지적을 내놨다. 그는 “미학적 측면에서 보면 (대통령실이) 사진을 잘못 사용한 것”이라며 “미학성을 강조하는 것인데 그러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진 교수는 “(봉사현장에서는) 사건이 주제가 돼야 하는데 영부인이 주제가 됐다는 느낌”이라며 “(사진이) 미학적으로 안정적인 ‘피에타’ 구도”라고 설명했다. ‘피에타’를 언급한 이유는 김 여사가 캄보디아 아동을 안고 찍은 사진 구도가 십자가에서 내린 예수를 무릎 위에 놓고 애도하는 마리아를 표현한 미술 작품과 유사하다는 취지의 지적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논란의 사진이) 보도 사진이 아니라 연출 사진처럼 보인다”며 “문제의 본질은 홍보 초점을 잘못 맞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