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핼러윈 2주 전 지구촌 축제 때는 서울청이 기동대 요청 거절”

입력 2022-11-23 13:32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경찰서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핼러윈 데이 2주 전에 벌어진 지구촌 축제 당시 용산경찰서가 서울경찰청에 경비기동대 투입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용산서가 구체적으로 서울청에 경비기동대 투입을 재차 요청했는지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용산서가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서울청에 경비기동대를 요청했는지를 두고는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김동욱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대변인은 “지구촌 축제 당시 서울청에 경비기동대 투입 요청이 있었는지가 수사 대상은 아니지만 ‘요청했는데 안 됐다’는 담당자들의 진술이 있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용산서 관계자는 핼러윈 데이 당시 기동대 투입 요청을 두고 “‘지구촌 축제 때도 안됐는데 이번에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언론에 밝힌 바 있다.

지난 21일 특수본에 출석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서울청에 두 차례 경비기동대 투입을 요청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다만 핼러윈 데이와 관련한 추가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는 특수본이 여전히 조사 중이다. 특수본에 따르면 이 전 서장도 구체적인 지시 시점이나 지시 대상자 등에 대해서는 명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의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용산서와 서울청 실무자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기동대 투입과 관련한 사실을 숨기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또 특수본은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을 증거인멸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 외에도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 전 서울경찰청 상황3팀장, 용산구청 부구청장 등 3명,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 이태원역장 등 모두 9명이 피의자로 입건됐다. 특수본은 이르면 다음주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박 전 정보부장은 용산서 정보과장에게 핼러윈 인파 관련 정보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정보보고서 삭제 지시가 서울청 내부적으로 논의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특수본은 박 전 부장의 개인적인 지시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당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추가 입건됐다. 특수본은 “현장 구호 조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지휘팀장이 현장 도착 후 소방서장 지휘 선언 전까지 골든타임에 현장 지휘 책임자로서의 조치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언론에 혐의를 부인한 것과 관련해서는 “관련 인터뷰는 혐의 사실에 대한 단순 부인으로 보고 있다”며 사실상 이를 반박했다.

참사 당일 무정차 통과를 하지 않은 이태원 역장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피의자로 입건됐다. 특수본은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사이 무정차 통과 요청이 있었는지와는 별개로, 이태원역장이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않아 무정차 통과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혐의를 적용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