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7주기 추도식서 “전용기 태워주지 않는 옹색한 사태” 쓴소리

입력 2022-11-22 16:56
22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모식에서 김덕룡 추모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1.22 연합뉴스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정치 원로의 쓴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영삼정부 때 정무장관을 지낸 5선 의원 출신의 김덕룡 추모위원장은 22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추도식에서 ‘대통령 전용기 MBC 탑승 불허’ 조치를 거론하며 “정권에 불리한 기사를 썼다고 특정 언론 기자를 대통령 전용기에 태우지 않는 옹색한 사태”라고 지적했다.

김 추모위원장은 또 이 대표를 겨냥해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막기 위해 당을 방패막이 삼고, 자신과 관련된 사건에 연루된 사람이 목숨을 연거푸 끊는데도 ‘나는 잘 모른다’는 구차한 변명들이 판치는 정치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요즘 정치권 상황을 볼 때 (김 전 대통령이 걸었던) ‘대도무문(大道無門)’의 걸음걸이가 새삼 위대해 보인다”며 “솔선수범으로 보여주신 통합의 정치가 더욱 자랑스럽고 또 그리워진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발자취와 비교하면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한꺼번에 비판한 셈이다.

이날 추도식에는 유족을 비롯해 김진표 국회의장,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 여야 정치인들이 집결했다.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김 전 대통령의 대도무문 정신을 기리며 통합의 정치를 강조했다.

김 의장은 추모사에서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며 “대도무문, 김영삼식 큰 정치가 그립다. (김영삼)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민주주의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정 위원장은 “대통령께서는 잠깐 살기 위해 영원히 죽는 나약한 길은 절대 선택하지 않은, 불굴의 의지를 지녔던 분”이라며 “신념의 지도자로서 역사에 길이 기억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는 대통령님의 위업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조 사무총장은 “김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기 위해 과감하게 결단하고 싸우셨다”며 “대통령님의 민주주의를 위한 여정과 큰 정신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추도식이 열리기 1시간 전에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조용한 추모’를 위해 사전에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다녀왔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지금은 모두 거산(巨山·김 전 대통령의 호)의 큰 정치, 바른 정치를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라고 적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