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도 잠시”… 신라젠 등 거래재개 종목, 줄줄이 내리막길

입력 2022-11-23 06:00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전광판에 신라젠 주가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주식시장이 냉각되며 오랫동안 거래 정지된 뒤 거래가 극적으로 재개된 기업들의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들 주식이 거래 재개 직후부터 급등락세를 보인 탓에 투자자들은 주가 방향을 가늠하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2년 5개월 만에 거래재개에 성공한 신라젠은 거래재개 첫날부터 상한가를 기록했다. 거래재개 둘째 날인 14일에도 또다시 상한가를 연속으로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완곡한 하락세를 그리며 지난 16일에는 9050원까지 수직하락했다. 거래 재개된 이후 한 달여간을 기준으로 하면 한 달 만에 37.6%가 빠진 것이다.

지난달 25일 거래가 재개된 코오롱티슈진도 사정이 비슷하다. 거래재개 첫날 상한가를 기록해 2만850원까지 수직상승했지만 이후 6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하는 등 1만1150원(-53.5%)까지 주가가 빠졌다.

오랫동안 거래재개를 손꼽아 기다려왔던 주주들은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라젠의 경우 거래정지 전 고점이 1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극적으로 거래 재개에 성공했음에도 고점에 물린 이들은 10분의 1도 복구하지 못한 셈이다. 신라젠 소액주주 단체 자체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기존 주주들의 평균 매수가는 3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거래재개 후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해 시장 기대감을 부추겼던 만큼 최근 새로이 고점에 ‘물린’ 이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거래재개 시점에 따라 주주들의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지난해 거래 재개된 세우글로벌, 흥아해운, 내츄럴엔도텍 등의 주가를 보면 신라젠·코오롱티슈진과 마찬가지로 급등 후 완연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장에 유동성이 훨씬 풍부하던 탓에 거래정지 기전 대비 재개 후 상승 폭은 3~4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반면 올해 거래 재개된 주식 중에는 재개 후 2배도 상승하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 번 거래정지가 됐던 종목들은 그 사유가 해소됐더라도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심리적인 위험요소로 남아있기에 기존 주가 회복이 쉽지 않다”며 “거래재개 직후에는 급등락세가 반복되는 만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안정화가 된 다음 투자를 고려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