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경고에… 유럽 7국 ‘무지개 완장’ 포기하기로

입력 2022-11-21 21:00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이 2020 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16강전 독일 전에서 ‘원 러브’ 완장을 착용하고 있다. AP 뉴시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한 잉글랜드, 독일 등 유럽 7개 국가대표팀 주장들이 차별에 반대하는 뜻을 담은 ‘무지개 완장’ 착용을 포기하기로 했다. 이 완장을 착용할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옐로카드를 받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영국 일간 가디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웨일스,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독일, 덴마크는 공동성명을 내고 “FIFA가 각 팀 주장들이 완장을 찬다면 제재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이 제재를 받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주장들에게 경기 중 완장을 차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례 없는 결정이 실망스럽다. 9월에 이 완장을 차겠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FIFA 측에서는 아무런 답이 없었다”며 “우리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는 포용이라는 가치의 강력한 지지자다. 다른 방식으로 이를 보여주겠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축구협회는 별도 성명을 내고 “월드컵에서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승리”라며 “우리의 계획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는 수백만명을 단결시키는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들 7팀 주장들은 무지개색으로 채워진 하트에 숫자 1이 적힌 ‘원 러브’(One Love)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서기로 했다.

‘원 러브’ 캠페인은 네덜란드가 2020 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에 앞서 차별에 반대하고 다양성과 포용을 촉진하기 위해 시작했다.

이들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각종 인권 논란이 불거진 카타르에 항의하고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로 ‘원 러브’ 완장을 찰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했던 ‘경기 중 제재’ 앞에서는 결국 물러서게 됐다.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들 7팀은 “벌금을 낼 준비가 돼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떠나게 될 상황에 빠뜨릴 수는 없다”고 전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