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전 가세 남욱 “천하동인 1호, 李측 지분 있다 들었다”

입력 2022-11-21 18:32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왼쪽)과 남욱 변호사가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남욱 변호사가 석방 10시간 뒤 법정에 나와 “천화동인 1호 지분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실 것”이라고 증언했다. 지난달 20일 출소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이어 이 대표를 겨눈 폭로전에 가세한 것이다. 남 변호사는 2013년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뇌물 3억5200만원의 전달 경로 및 용처에 대한 증언도 내놨다.

남 변호사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5년 2월부터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들었다는 얘기다.

2015년 초는 대장동 사업자 선정이 이뤄지던 때였다. 검찰은 대장동 일당이 사업상 편의 제공 등을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 약속했다는 700억원(세금·경비 제외 428억원)의 실제 수수 예정자가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김씨가 ‘내 지분은 12.5% 밖에 안 된다. 실제 49% 중 나머지 37.4%는 이 시장 측 지분’이라고 말했었다”고 했다.

이날 공판에선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민간사업자들로부터 받은 3억5200만원 뇌물의 구체적 용처에 대한 증언도 처음으로 나왔다. 남 변호사는 “2013년 4월 16일 성남시 분당의 일식집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9000만원을 쇼핑백에 담아 뇌물로 건넸고, 유 전 본부장이 바로 다른 방으로 가서 누군가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당시는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요구한 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를 위해 성남시의회 상대 로비가 이뤄지던 때였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누구에게 전달했다고 말하더냐”는 검찰 질문에 “당시는 몰랐는데 ‘형들’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의 말 속 ‘형들’은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을 일컫는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최초에는 그런 말이 없었는데, ‘본인이 쓸 돈이 아니고 높은 분에게 드려야 할 돈’이라는 말을 나중에 했다”고 부연했다. “‘높은 분’이 누구냐”고 묻자 그는 재차 “정진상, 김용으로 알고 있다. 그 이상은 모른다”고 답했다.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2014년 이 대표 성남시장 재선 선거자금을 댔다는 증언도 나왔다. 남 변호사는 2014년 당시 분양대행업자 이기성씨로부터 받은 22억5000만원 중 “최소 4억원이 선거기간 이 시장 측에 전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유 전 본부장을 통해 ‘형들’에게 지급돼 선거자금으로 쓰인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두 측근이 구속된 데 이어 석방된 대장동 업자들의 ‘릴레이 폭로’로 사면초가에 놓인 이 대표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윤석열 검찰 특유의 조작수법”이라며 “대응할 가치도 없는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이형민 구정하 최승욱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