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소통방식 ‘출근길 문답’ 중단…MBC와 ‘불미스런 사태’ 원인

입력 2022-11-21 17:07 수정 2022-11-21 17:11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을 21일부터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쯤 대통령실 청사 1층에 도착해 출근길 문답 없이 곧장 집무실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다음날이었던 지난 5월 11일 출근길 문답을 시작한 이후 특별한 외부 일정이 없는 경우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의 질문에 답해왔다.

윤 대통령 소통 방식의 상징과 같았던 출근길 문답이 194일 만에 중대 고비를 맞은 것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출근 직전이었던 이날 오전 8시54분 공지를 통해 “21일 부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출근길 문답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어 “출근길 문답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불미스러운 사태’는 지난 18일 출근길 문답이 끝나는 무렵에 발생한 일을 의미한다.

당시 MBC 기자가 문답을 마치고 집무실로 들어가는 윤 대통령을 향해 공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촉발됐다.

이후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과 MBC 기자는 2분간 고성이 섞인 설전을 벌였다.

윤 대통령을 포함해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당시 사태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출근길 문답이 피의자 취조하듯 고함치는 식의 난장판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출근길 문답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결국 철회하는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불미스러운 사태’ 당일이었던 18일부터 출근길 문답 중단 여부를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근길 문답을 이어가야한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사태 재발에 대한 우려가 커 결국 중단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설전을 야기한 MBC 기자의 교체 조치 등 ‘근본적인 재발 방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문답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출근길 문답이 이뤄지던 대통령실 1층 현관 안쪽에 대형 가림막을 20일 설치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태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9월부터 계속된 ‘비속어 논란’,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 설전 등 MBC 관련 사태에 대한 대응 책임을 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외협력비서관실은 대통령실 출입기자 취재 지원이 주 업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