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2014년 이재명 측에 재선 자금 4억 이상 전달”

입력 2022-11-21 16:15 수정 2022-11-21 16:17
남욱 변호사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석방 후 첫 재판에 출석한 남욱 변호사가 2014년 당시 분양대행업자 이모씨로부터 22억5000만원을 받아 최소 4억원 이상을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에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2014년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해로, 박영수 전 특검의 인척인 이씨는 당시 위례 사업에서 아파트 분양대행업을 했다.

21일 남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진행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 대장동 일당의 재판에 출석해 검찰 측 증인신문에서 이같이 답했다. 남 변호사는 검찰 측이 이씨로부터 2014년 4월부터 9월까지 얼마를 받았느냐는 물음에 “금액 자체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지만 22억5000만원 정도”라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선거 기간에 이 시장 측에 전달된 금액이 최소 4억원 이상”이라며 “이후 유한기(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에게 2억원이 전달됐고 나머지 금액은 김만배, 유동규(전 성남도개공 본부장) 등이 선거 자금으로 쓰이는 걸로 해서 4억~5억원 정도가 전달됐고, 나머지는 제가 대장동 사업비용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또 “김씨가 이재명 측과 인허가 관련 협상 등을 전담하다시피 했다”며 “그런 측면의 역할로서 돈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이씨로부터 받은 자금 중 김씨에게 전달된 돈이 12억5000만원가량이라고 진술하면서 “김씨가 유동규 전 본부장을 통해 윗선, 아까 말했던 ‘형들’에게 지급돼 선거자금으로 쓰이는 자금”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형들’은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 이들 모두 이 대표의 최측근이다.

이어 남 변호사는 “일부는 본인들이 필요해서 선거자금으로 쓰거나, 강한구(전 성남시의원)나 최윤길(전 성남시의장) 등이 이재명 시장의 재선을 위해 쓰는 자금, 이재명 시장 투표에 활용하기 위해 종교단체에 지급하는 자금 등으로 쓰인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 변호사는 이 같은 내용은 유 전 본부장과 대화 과정에서 들었다고 한다.

특히 남 변호사는 강 전 시의원 등에게 전달한 자금과 관련해 자신이 직접 이씨로부터 빌려 전달했고 그 용도가 선거자금이라는 점을 상세히 밝히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검찰이 ‘김씨가 강 전 시의원에게 4000만원을 줬다는 얘기를 들었나, 증인이 직접 김씨에게 돈을 마련해준 것인가’ 등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당시 제가 이모 대표로부터 자금을 빌려 이 시장의 재선 선거자금을 댄 사실이 있는데 이에 대한 일환으로 강 전 시의원에게 선거자금으로 4000만원을 김만배를 통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날 남 변호사는 검찰 측 주신문이 시작되자마자 “조사 당시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사실대로 다 말씀드리겠다”며 자진해서 이 대표 측 연루 관계를 진술했다. 그는 우선 “2015년 2월부터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김만배씨에게서 들어서 알았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검찰이 ‘지난해 조사 때 이재명 측 지분을 말하지 않은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당시에는 선거도 있었고, 겁도 많고,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느라 정신이 없어서 솔직하게 말을 못 했다”고 답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