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문답 멈추자 野 일제 비판…“팬미팅을 했어야”

입력 2022-11-21 16:06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은 21일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중단한 데 대해 일제히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중단. 대통령의 언론관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한마디로 ‘웃기는 일’”이라고 썼다. 그는 “기자의 정당한 항의를 두고 ‘불미스러운 일’이라고 칭하는 지경에 이르면 대통령실이 국정 운영을 하는 기관인지 블랙코미디를 기획하는 코미디 팀인지 궁금할 정도”라며 “차라리 기획사를 하나 차리는 게 어떤가”라고 비꼬았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듣기 싫은 질문 피하고 싶었으면 애초에 언론 문답이 아니라 ‘팬 미팅’을 해야 했던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윤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 중단이 “뻔한 수순이었다”며 “대통령실은 혹시 ‘오히려 좋아’를 외치고 있지 않으냐”고 적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윤석열 대통령식 도어스테핑은 이미 본래 취지를 잃은 지 오래”라며 “언론 앞에 서기만 하면 실수가 나오는 윤 대통령을 보며 대통령실은 이미 그만둘 사유를 열심히 찾고 있었을 것”이라 꼬집었다.

정의당에서도 비판이 잇달아 나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은 언론 개혁이 아니라 윤 대통령의 언론관 개혁”이라며 대통령실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은 무엇을 가리고자 하느냐. 정권의 실정을 숨기고자 가림막을 세우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언론과 국민 사이에 벽을 세우려 한다면 대통령은 국민 불신이라는 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이는 앞서 20일 윤 대통령이 기자들과 출근길 문답을 하는 대통령실 청사 1층 출입구에 나무합판으로 된 가림막이 설치된 일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21일부터 출근길 문답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불미스러운 사태’는 지난 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 벌어진 논쟁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윤 대통령은 출근길 문답에서 MBC의 보도를 ‘악의적 가짜뉴스’로 규정했고 이후 기자가 질문을 이어가자 비서관이 기자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설전이 벌어졌다.

류동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