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에 정산 관련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내 여자라니까’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낸 이승기가 18년간 음원 정산을 한 푼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소속사는 이승기에게 ‘마이너스 가수’라며 가스라이팅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디스패치는 이승기가 소속사인 후크엔터테인먼트에 지난 15일 ‘음원료 정산금 청구의 건’이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승기가 발송한 내용증명에는 18년 전속계약 기간에 단 한 번도 음원료 수익의 발생 여부 및 그 내역을 공개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정산료를 지급해 준 적도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승기는 지난 2004년부터 2022년까지 모두 27장의 앨범, 137곡을 발매했지만 소속사에서 정산받은 돈은 0원이었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음원 수익 내역은 이미 삭제된 상태라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유통 채널별 음원 정산 내역서를 기준으로 하면 2009년 10월~2022년 9월 이승기의 음원 수익은 96억원에 이른다. 자료가 삭제된 2004년 6월~2009년 8월까지 5년간의 수익을 더하면 음원 매출은 1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기는 소속사에 있는 동안 ‘마이너스 가수’라는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기 측은 자신의 정당한 ‘정산’의 권리를 찾기 위해 소속사 임원들에게 여러 차례 문의했다고 한다. 이때마다 임원들은 “네가 마이너스 가수인데 어떻게 정산해주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팬들이 앨범을 안 산다” “이승기 팬들은 돈도 안 되는 데 원하는 것만 많다”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아 이승기는 정당한 권리를 찾기는커녕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승기 담당 매니저에게는 “경비를 아껴라”라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활동 중 식사비용도 일부는 개인이 부담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기의 활동 중 법인카드 한도는 200만원에 불과했다.
이날 디스패치는 지난 17일 이승기가 자신의 소속사 한 임원에게 전달한 문자를 공개하기도 했다. 공개된 문자에서 이승기는 “매니저를 통해 들었다. 권진영 대표가 나의 음원 관련 내용증명을 보고 화가 많이 나서 본인 이름과 인생을 걸고 기필코 죽여버리겠다고 하셨다는 걸”이라며 “정산서는 1년 동안 반응이 없어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한 행동이었는데 어떻게 그런 협박을 하냐. 37년 열심히 일하며 산 내가 왜 18살 고등학생처럼 욕을 먹고 주눅 들어야 하는지 참담하다. 앞으로 변호사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8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승기씨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았고, 그에 따라 관련자료를 검토하고 답변을 준비 중”이라며 “쌍방 간에 오해 없이 원만하게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승기가 음원 수익을 정산 받지 못했다는 보도 직후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