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가 2022 카타르월드컵 거리응원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이태원 참사가 벌어지자 추모 분위기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거리응원을 열지 않기로 했다. 붉은악마는 이와 별개로 응원단이 직접 나서서 거리응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호태 붉은악마 서울지회 지회장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기존에 취소됐던 거리응원은 축구협회에서 주최·주관하는 행사였다면 이번에 다시 추진하는 건 저희 붉은악마가 주최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 광화문광장 한 곳에서만 거리응원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태원 참사 이후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안전 대책을 철저히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지회장은 “축구협회 측에서 행정적인 절차와 관련해 많은 도움을 줬다. 서울시에서도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행정적으로 최대한 협조해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리응원은 대부분 돗자리 같은 것을 펴놓으시고 2인, 3인이 응원하는 방식이라 (이태원 참사 때처럼) 좁은 골목에 과도한 인원이 교차되는 밀집 현상은 없다”면서 “저희가 섹터를 지어놨다. 거리응원에 ㎡당 몇 명 이상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광화문광장 전체를 한 섹터가 아니라 10개, 20개 이런 식으로 나눠 놔서 우려하는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거리응원을 하지 않기로 한 축구협회와 다른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2002년부터 지금까지 거리응원을 진행하면서 안전사고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며 “원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이렇게 안전하고 대규모의 인원이 모여도 사건·사고 없는 안전한 나라라고 우리 국민들이 자부할 수 있게끔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이 많이들 트라우마가 생기고 분위기도 다운된 상태”라며 “대규모 참사라든지 여러 가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우리만의 응원 문화로 위로하는 것도 (추모하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붉은악마 주최의 거리응원은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가 나면 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가 열리는 24일과 28일, 12월 2일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22일 광화문광장자문단 심의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