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경찰서장·소방서장 나란히…21일 피의자 소환조사

입력 2022-11-21 05:54 수정 2022-11-21 09:49
이태원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10시59분 뒷짐을 진 채 이태원 앤틱가구거리를 걷고 있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오른쪽 사진은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새벽 손을 덜덜 떨면서 4차례에 걸쳐 브리핑을 주관한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 연합뉴스TV, YTN 보도화면 캡처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과 최성범(52) 용산소방서장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21일 피의자 조사를 받는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 전 서장과 최 서장을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다. 이 전 서장은 오전 9시, 최 서장은 오전 10시 특수본 조사실이 있는 서울경찰청 마포수사청사에 각각 출석할 예정이다.

사고 당시 현장 지휘자인 이들은 이번 참사의 1차적 책임을 규명할 핵심 인물로 꼽혀왔다.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현장 총괄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기간 인파가 몰릴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사전 조치하지 않고, 참사 발생 직후에도 차량 이동을 고집하며 관용차에서 50여분을 허비하는 등 업무를 저버린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직무유기)를 받는다.

이 전 서장은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현장 상황을 늦게 보고받아 대응이 늦어졌다” “서울경찰청에 경비기동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책임을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용산소방서 최성범 서장과 소방관들이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최 서장은 참사 직전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에 출동하지 않고 사고 직후엔 대응 2단계 발령을 늦게 내리는 등 현장 대응을 소홀히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받는다. 그러나 최 서장의 경우 참사 당시 현장에서 구조를 위해 고군분투했다는 점에서 그의 입건을 비판적으로 보는 여론이 크다.

특수본은 박희영(61) 용산구청장을 비롯해 이날까지 조사한 피의자들의 진술을 검토해 필요하면 추가로 소환한 뒤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