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악의적이냐” MBC 기자 질문에 대통령실이 내놓은 답변

입력 2022-11-19 08:20 수정 2022-11-20 08:02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에 MBC의 ‘뉴욕 발언’ 보도 등과 관련해 “가짜뉴스” “악의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MBC 기자는 “뭐가 악의적이냐”며 반문했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 비서관과 MBC기자가 언쟁을 벌였다. 결국 대통령실은 서면브피링을 통해 10가지 이유를 들어 “이게 악의적”이라고 맞받아쳤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MBC 기자 전용기 탑승 배제와 관련해 “우리 국가 안보의 핵심 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헌법 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이에 MBC 기자는 “MBC가 뭘 악의적으로 했다는 거냐. 뭐가 악의적이냐. 뭘 왜곡했다는 거냐”며 되물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답변하지 않고 집무실로 이동했다. 이후 MBC 기자와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이 언쟁을 벌였다.

이 비서관은 “가는 분한테 그렇게 이야기하면 예의가 아니지”라고 했고 MBC 기자는 “질문도 못 하나, 질문을 하라고 ‘단상’을 만들어놓은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이에 이 비서관은 “말꼬리를 잡지 말라. 보도를 잘 하라”라고 답했다.

MBC 기자도 지지 않고 “그건 대통령님이 말씀하신 거 아닌가? 지어낸 거냐? 영상이 있는데 왜 자꾸 부정하나? 분석하고 있다는 증거를 내놔라”며 항의했다. 이 비서관은 “아직도 그렇게 믿고 있다”며 한탄했다.

두 사람은 2분 가량 설전을 이어갔다. 이후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무엇이 악의적이냐’는 MBC 기자 질문에 대해 답하겠다”며 10가지 사유를 들어 반박에 나섰다.

이 부대변인은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을 미 의회를 향해 비속어를 쓴 것처럼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세계를 상대로 거짓 방송했다”며 “마치 대통령이 ‘F’로 시작하는 욕설을 한 것처럼 기정사실화해 한미동맹을 노골적 이간질했다. 이게 악의적”이라고 말했다. MBC 미국 특파원의 관련 질의에 미 국무부가 ‘한국과 우리의 관계는 끈끈하다’고 회신했지만 MBC가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면서 “보도하지 않을 거면서 왜 질문을 했느냐”고 되물었다.

이 부대변인은 그러면서 “(대통령실에서) 이런 부분들을 문제 삼자 MBC는 ‘어떠한 해석이나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또 거짓말을 했다. 이게 악의적”이라고 했다. 이어 “공영방송 MBC는 가짜뉴스가 나가게 된 경위를 파악하기보다 다른 언론사들도 가짜뉴스를 내보냈는데 왜 우리에게만 책임을 묻느냐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했다. 또한 “공영방송 MBC에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사과는커녕 아무런 답변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 부대변인은 “MBC의 각종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대통령 부부와 정부 비판에 혈안이 돼 있다. 그 과정에서 대역을 쓰고도 대역 표시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MBC의 가짜뉴스는 끝이 없다. 광우병 괴담 조작방송을 시작으로 조국수호 집회 ‘딱 보니 100만 명’ 허위 보도에 이어 최근에도 월성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줄줄 샌다느니, 낙동강 수돗물에서 남세균이 검출됐다느니 국민 불안을 자극하는 내용들을 보도했지만 모두 가짜뉴스였다. 이러고도 악의적이지 않느냐”라고 했다.

다음은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의 서면브리핑 전문

오늘(11/18) 오전 대통령 도어스테핑 당시 “무엇이 악의적이냐”는 MBC 기자 질문에 대해 답하겠습니다.

1. 음성 전문가도 확인하기 힘든 말을 자막으로 만들어 무한 반복했습니다. 이게 악의적입니다.

2.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 국회 앞에 미국이란 말을 괄호 안에 넣어 미 의회를 향해 비속어를 쓴 것처럼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거짓 방송을 했습니다. 이게 악의적입니다.

3. MBC 미국 특파원이 가짜뉴스를 근거로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에 입장 표명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마치 F로 시작하는 욕설을 한 것처럼 기정사실화해 한미동맹을 노골적 이간질했습니다. 이게 악의적입니다.

4. 당시 미 국무부는 ‘한국과 우리의 관계는 끈끈하다’고 회신했지만 MBC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회신을 보도하지 않을 것이면서 왜 질문을 한 것입니까? 이게 악의적입니다.

5. 이런 부분들을 문제 삼자 MBC는 ‘어떠한 해석이나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또 거짓말을 했습니다. 이게 악의적입니다.

6. 공영방송 MBC는 가짜뉴스가 나가게 된 경위를 파악하기보다 다른 언론사들도 가짜뉴스를 내보냈는데 왜 우리에게만 책임을 묻느냐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이게 악의적입니다.

7. 공영방송 MBC에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사과는커녕 아무런 답변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게 악의적입니다.

8. MBC의 각종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대통령 부부와 정부 비판에 혈안이 돼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역을 쓰고도 대역 표시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악의적입니다.

9. MBC의 가짜뉴스는 끝이 없습니다. 광우병 괴담 조작방송을 시작으로 조국수호 집회 ‘딱 보니 100만 명’ 허위 보도에 이어 최근에도 월성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줄줄 샌다느니, 낙동강 수돗물에서 남세균이 검출됐다느니 국민 불안을 자극하는 내용들을 보도했지만 모두 가짜뉴스였습니다. 이러고도 악의적이지 아닙니까.

10.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지 공영방송으로서 성찰하기보다 ‘뭐가 악의적이냐’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바로 이게 악의적인 겁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