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유한기 유족에 “억울함 덜게…최선다해 밝힐것”

입력 2022-11-18 05:18 수정 2022-11-18 05:19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6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과 관련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수사 초기 숨진 고(故)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의 유족에게 전화해 “억울한 마음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법정에서 최선을 다해 밝히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JTBC와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유동규 전 본부장은 지난 8일 유한기 전 본부장의 아내에게 전화해 약 3분간 위로의 말을 건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구속 당시를 회상하며 “제가 (구치소에) 들어가 있는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내게 가짜 변호사를 보냈다. 아무도 믿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대장동 수사 초기인 지난해 12월 검찰 수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당시 검찰은 “한강유역환경청 로비 명목으로 유한기 전 본부장에게 2억원을 건넸다”는 대장동 민간개발업자 중 한 명인 정영학 회계사 등의 진술을 바탕으로 유 전 본부장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호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의 국가책임과 재난안전 대책' 토론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유동규 전 본부장은 통화에서 유족에게 수차례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유한기 전 본부장이 안장된 납골당 주소를 물으면서 조만간 납골당을 찾겠는 뜻도 밝혔다. 그는 “(대장동 의혹 초기에) 자기들만 무사안일 하려는 사람들 천지였다”며 “유족의 억울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법정에서 최선을 다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정 회계사에 대해 “자기만 살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도 다 밝혀 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계사는 남욱 변호사와 함께 유한기 전 본부장에게 2억원을 건넨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인데, 유족은 2억원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유한기 전 본부장 유족이 언론에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해 12월 유 전 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이다. 유족은 “민간개발업자들로부터 2억원을 받은 사실이 결코 없다”며 “앞으로 대장동 재판 추이를 지켜보며 해당 사실을 밝혀 나가겠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