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확대회담을 가진 후 단독환담, 공식오찬 자리를 함께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회담에서 ▲양국관계 발전 및 실질 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 및 중동 지역 정세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회담은 용산 대통령실이 아닌 한남동 관저에서 열렸다. 윤 대통령 부부가 지난 7일 한남동 관저에 입주한 후 처음 맞이하는 해외 VIP인 셈이다.
보다 더 친밀환 환대를 보여주기 위한 차원에서 대통령실이 아닌 관저 회담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사우디는 우리나라의 중동지역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해외건설 파트너 국가로서 우리 경제·에너지 안보의 핵심 동반자”라며 “사우디가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고 있는 지금이 양국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적기”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양국 간 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협력, 네옴(NEOM)과 같은 메가 프로젝트 참여, 방위산업 협력, 수소와 같은 미래 에너지 개발, 문화교류·관광 활성화 분야의 협력을 한층 확대하고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옴시티는 빈 살만 왕세자가 2017년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발표한 사우디의 초대형 신도시 사업이자 국가 장기 프로젝트(사우디 비전 2030)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한국 기업들이 사우디의 국가 인프라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축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사우디 ‘비전 2030’의 실현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특히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의 세 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에너지 분야에서 수소에너지 개발, 탄소포집기술, 소형원자로(SMR) 개발과 원전 인력 양성과 관련한 협력을 희망했다.
방산 분야에서는 사우디 국방역량 강화를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협력을, 인프라 분야에서 ‘비전 2030’의 일환으로 한국의 중소기업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이 적극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통령실은 양측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협력 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윤 대통령과 왕세자 간 ‘전략파트너십 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중심으로 에너지협력, 투자협력, 방산협력, 문화교류, 인적교류, 관광 등 분야에서 향후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또 최근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이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빈 살만 왕세자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에 대한 사우디의 확고한 지지 입장을 강조하고, 한국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도 재확인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