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경기 안산 송호고 정문 앞에서는 수험생들이 입실을 완료하고 한참이 지났는데도 수험생 부모들이 두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거나 서성거리며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라 교육당국이 시험장 앞 응원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해 후배들의 시끌벅적한 응원은 없어 차분했지만, 수험생 학부모들의 마음은 열기가 식지 않은 모습이다.
50대로 보이는 한 수험생 부모는 “수능이란 게 전체 인생에서 보면 여러 지나가는 관문 중 하나 아니냐”며 “일희일비 하지말고 차분하게 최선을 다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시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고생했다’며 따뜻하게 안아주겠다”고 했다.
올해도 어김 없이 입실 마감을 앞두고 경찰의 도움을 받거나 시민들의 응원 속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하는 사례가 도내 곳곳에서 발생했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입실 완료 시간을 20여 분 앞둔 이날 오전 7시50분쯤 의왕시의 한 수험생 부모로부터 “아들이 수험표를 집에 놓고 갔어요”라는 내용의 다급한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즉시 해당 수험생의 집으로 출동, 수험표를 건네받아 고사장에 있던 수험생에게 무사히 전달했다.
광주시 초월읍에서는 응시 장소를 잘못 찾아온 한 수험생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교통 체증으로 본래 가야 할 고사장까지 제시간에 도착이 어려울 수 있는 상황에서 경찰은 이동 경로를 따라 교통통제를 해 해당 수험생을 무사히 이송했다.
소방당국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제 시간에 입실한 수험생도 있었다.
수원 영통구 효원고에서는 입실을 2분 남긴 오전 8시8분쯤 소방당국이 마련한 ‘수험생 이동 봉사 차량’이 2명의 수험생을 태우고 사이렌을 울리며 급히 도착, 무사히 입실시켰다.
임태희 교육감은 이날 아침 도교육청 북부청사에서 운영중인 대학수학능력시험 종합상황실을 찾아 도내 수능 진행상황을 보고 받고 상황실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임 교육감은 상황실 근무자들에게 “우리 수험생들이 불편 없이 안전하게 수능을 치를 수 있도록 수고하시는 모든 종사요원, 근무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한만큼 끝까지 섬세하게 잘 살펴달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수험생 14만6623명이 19개 지구 357개 시험장에서 수능에 응시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수험생을 위한 별도시험장 26곳, 입원치료 수험생을 위한 병원시험장 2곳을 완비했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