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유지’ 만화가 “전시 제외, 박물관 가서 알았다”

입력 2022-11-17 13:37
만화가 오창식씨가 그린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논란 풍자 만화. KBS 보도화면 캡처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풍자한 만화 ‘멤버 유지’(member Yuji) 작품이 예정됐던 전시에서 제외된 일과 관련해 해당 작품을 그린 만화가 오창식씨가 “(전시가) 안 된다는 통보도 없었다”고 밝혔다.

오씨는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작품 전시가 안 된다는 통보를 구체적으로 언제 받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어 “전시는 2022년 10월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이었다. 22일 토요일에 제 그림이 제대로 잘 걸려있는지 보고 싶어 전시 장소인 박물관을 찾았는데 제 그림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는 지난달 21~25일 열린 24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BIAF)에서 ‘국제 애니메이터&만화가 초청전’이라는 이름의 전시회를 열었다. 그런데 이 전시회에서 오씨의 작품 ‘멤버 유지’가 전시에서 돌연 제외됐으며 이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KBS는 지난 15일 보도했다.

작품 ‘멤버 유지’에는 강아지를 쓰다듬고 잇는 중년 남성의 모습이 담겼는데, 이 남성에게는 윤 대통령(썩열)을, 강아지에는 검·경(견찰)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 적혀 있다. 또한 이 개 옆에는 ‘궁민대’라 쓰여진 집이, 그 위에 올라간 강아지 옷에는 김건희 여사를 빗댄(거니) 단어가 쓰였다. 때문에 이 작품은 윤 대통령 부부를 풍자하는 만화로 알려졌다.

뒤늦게 작품 제외사실을 알게 된 오씨는 사무국 측에 연락했다고 라디오에서 말했다. 돌아온 답은 “‘지금 풍자만화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있어 그림을 내렸다’고 얘기한” 게 전부였다.

오씨는 ‘만화전시 불허가 학회 차원의 결정이라고 보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학회에서는 당시 공식으로 저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를 했다. 다른 내용들은 애청자들의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다”고 했다.

오씨는 전시 참가비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오씨는 “학회 연회비 5만원을 내야 하고 전시회를 한번 할 때마다 전시 비용 12만원을 내야 참여할 수 있다”라면서 “여기에 대해 아무 언급이 없고 연락하고 싶어도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전에 작품을 제출할 때 작품출품서를 내는데 전시증명서를 나중에 받을 거냐 언제까지 받겠다고 사인하는 부분이 있다. 서류엔 제가 전시증명서를 10월 28일까지 받게 돼 있는데 그것도 보내지 않고 대답도 없다”고 덧붙였다.

부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은 문체부에서 국가 보조금 1억2000만원을 지원받는 행사다.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장이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번 ‘국제 애니메이터&만화가 초청전’의 그림들은 페스티벌 동안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로비에 내걸렸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