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까지 국세 수입이 1년 전보다 43조원 늘었지만, 동시에 재정적자도 92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세와 법인세 호조로 세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지출 규모가 이보다 더 커지면서 적자 폭이 확대하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2022년 11월호)’을 보면 올해 1~9월 국세 수입(세수)은 31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조1000억원(15.7%) 늘었다.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소비가 늘면서 1년 전에 비해 법인세(30조6000억원), 소득세(11조9000억원), 부가가치세(4조5000억원)가 더 걷혔다. 세외수입은 같은 기간 1조4000억원 증가한 2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고, 기금 수입(141조9000억원)은 최근 자산 운용 수입이 줄면서 3조7000억원 감소했다.
국세 수입에 세외·기금 수입 등을 합친 정부 총수입은 483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0조9000억원 증가했다. 세수 진도율은 80.1%를 기록했다.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기준으로 걷어야 할 세금 396조6000억원 가운데 80%가 넘는 금액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세입 뿐 아니라 지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정부의 총지출은 536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4조원(13.6%) 증가했다. 늘어난 총수입(40조원)보다 무려 24조원을 더 쓴 것이다.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52조7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적자 액수가 23조1000억원 더 늘었다.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기금 지출이 34조5000억원, 예산 지출이 20조6000억원 증가한 영향이 컸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91조8000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조1000억원 확대됐다. 새정부 들어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을 기준으로 연말 적자는 110조8000억원에 이를 예정이다.
9월 기준 중앙정부 채무 잔액은 국고채 상환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1조6000억원 줄어든 1029조1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국고채 잔액은 87조7000억원, 주택채 잔액은 4000억원, 외평채 잔액은 1조9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국가채무를 1037조7000억 원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지난달 국고채 발행 규모는 11조2000억원으로 파악됐다. 10월 기준 누적 국고채 발행량은 155조3000억원으로, 연간 총 발행한도의 87.6% 수준을 기록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