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전국에서 고사장을 착각하거나 신분증을 두고 와 경찰의 도움을 받는 일이 잇따랐다. 시험장 앞에서 승용차와 부딪힌 수험생이 병원에서 수능을 치르는 일도 빚어졌다.
이날 오전 7시57분쯤 포천시 포천고등학교에서는 한 수험생이 “수험장을 착각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포천경찰서 소속 한 경찰관은 급히 순찰차를 몰고 출동해 1.8㎞를 3분 만에 주파, 무사히 수험생을 데려다 줬다.
비슷한 시간 양주시에서는 “신분증을 집에 두고 왔는데 고사장에 제시간에 못 갈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양주경찰서 고읍지구대원들은 순찰차로 수험생을 태우고 8㎞를 이동해 고사장에 늦지 않게 입실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충북에서도 시계를 집에 두고 와 당황해하는 충주의 한 수험생을 위해 경찰관이 자신의 시계를 빌려주고, 집에 도시락이나 신분증을 두고 온 수험생을 위해 배달하는 일도 도맡았다.
대구에서도 도로 정체로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다는 수험생 가족의 연락을 받은 달서경찰서 상인지구대 경찰관들이 사이렌과 경광등을 켜 길을 트고, 지름길로 안내해 수험생이 시간 안에 시험장에 도착하도록 도움을 줬다.
오전 7시49분쯤엔 ‘수험표를 가지고 가지 않았다’는 한 수험생 가족의 신고가 접수돼 달서경찰서 월성파출소 경찰관이 그 가족을 순찰차에 태우고 고사장까지 이동해 수험표와 신분증을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왔다.
경남 통영에서는 입실 마감 시간을 15분 앞둔 오전 7시 55분쯤 군인인 수험생이 휴가를 나와 시험을 치르려고 하다가 고사장을 잘못 찾아 경찰에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해당 수험생을 교통순찰차에 태워 통영시 동원고등학교에서 7㎞가량 떨어진 통영고등학교까지 늦지 않게 이송했다.
부산에서는 수험표를 두고 오거나 차가 막혀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오전 7시32분쯤 부산 금정구에서 한 수험생이 수험표가 든 지갑을 택시에 두고 내렸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택시기사에게 전달받은 수험표를 오전 8시4분쯤 부산사대부고 앞 정문에 있던 수험생의 부모에게 전달했다.
수능감독관이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도 있었다. 오전 7시쯤 강서구 명지동에서 한 수능감독관이 승용차 문이 열리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순찰차로 수능감독관이 시험장에 도착해야 하는 오전 7시20분쯤 사하구 한 고교까지 이 수능감독관을 수송했다.
전남 순천에서는 고사장으로 가던 수험생이 승용차와 부딪혀 병원에서 수능을 치르는 일도 발생했다.
광주·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5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 한 고등학교 앞에서 승용차가 수험생 A씨를 들이받았다.
A씨는 발목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병원에서 시험을 보고 있다. 경찰은 학부모인 운전자가 교문 앞에서 수험생 자녀를 내려주고 돌아 나가던 중 A씨를 보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