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은 예년과 같은 '수능 한파'가 없는 가운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시험장 앞에서 힘찬 응원 구호로 수험생을 응원하던 후배·동문의 응원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보기 힘들었다. 각자 자신의 시험장 교실을 조용히 찾아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예년처럼 지각 혹은 수험장 착오로 인한 수송 요청 등 도움을 요청하는 112 신고도 잇따랐다.
17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부산 63개 시험장에서 진행된다. 부산에서는 지난해보다 796명 줄어든 2만7628명의 수험생이 수능에 도전했다. 자가용을 이용해 시험장으로 이동하는 수험생이 많다 보니 이날 오전 시험장 인근 도로는 수험생들을 태운 차들로 일시적 정체가 반복됐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수송 요청 26건, 시험장 착오 1건, 수험표 분실 2건 등 수능 관련 112 신고가 39건 접수됐다.
경찰은 오전 8시12분쯤 시험장인 이사벨고를 착각해 진여고로 향했던 학생이 112로 도움을 요청해 이동 조치했고, 오전 7시 49분쯤에는 수험표를 가지러 다시 집으로 갔던 학생이 차량 정체로 차에 갇혔다가 내성지구대 순찰차를 타고 충렬고까지 이동했다.
거주지인 해운대구 자택에서 고사장인 수영구 남일고까지 가야 했던 한 수험생은 집에서 오전 7시30분에 나섰으나 수험표를 두고 온 것을 깨닫고 경찰에 이동을 요청했다. 경찰은 순찰차를 이용해 늦지 않고 입실할 수 있도록 도왔다.
“차량 정체로 시간이 촉박하다”는 수험생의 신고가 많았다. 사하구 자택에서 고사장을 향하던 한 학생은 도로가 막혀 오전 7시40분쯤 신평에서 타고 가던 버스에서 내려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평파출소 순찰차는 해당 학생을 15분 만에 동구 경남여고 입구에 내려줬다.
남구에서 한 학생은 차량정체로 늦을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 서구에 있는 부경고까지 10분 만에 이송했다. 해당 학생을 내려준 순찰차는 다급하게 태워달라고 요청하는 또 다른 학생을 태워 오전 8시8분쯤 해동고 앞에 내려줬다.
오전 7시30분쯤 연제구 부산시청 앞에서 택시를 타던 한 학생이 흘리고 간 지갑을 습득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지갑 속에서 수험표를 발견, 택시 기사와 연락해 백양터널 앞에서 전달했다. 이어 고사장인 대덕여고까지 이송했다.
사하구와 북구에서는 수험생 부모가 시계, 간식, 도시락을 두고 갔다고 112에 도움을 요청해 경찰이 동아고와 백양고에 각각 전달했다.
수능 감독관의 긴급 이송 요청도 있었다. 오전 7시쯤 강서구 명지동에서 승용차 문이 열리지 않아 차량 운행이 어렵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20분 만에 담당 고사장으로 이송했다. 이날 감독관은 오전 7시20분까지 수험장에 입실해야 했다.
부산 경찰은 이날 부산지역 63개 고사장 주변에 교통경찰과 지역 경찰, 기동대 경찰관 등 수능 대응팀을 투입해 수험생들의 안전한 입실을 도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