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감염에 취약한 만성질환자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전체 일반 인구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 질병 또는 치료와의 부적합성에 대한 걱정, 정보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접종받고 싶어도 악화된 건강상태, 장기간 입원 등으로 인해 예방접종센터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원인일 수 있다.
따라서 만성질환자들을 직접 치료하는 의료진이 환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코로나 백신 접종을 적극 독려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정희진, 남엘리엘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와 질병관리청의 국민예방접종 자료를 통합해 건강한 일반 성인 및 만성질환자의 코로나19 백신접종률을 비교·분석했다.
연구팀은 올해 5월 31일까지 만 18세 이상 누적 백신 접종자 수와 2020년 3월~올해 2월 중 3회 이상 외래를 방문하거나 1회 이상 입원한 만 18세 이상 만성질환자를 연령대별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모든 연령대에서 혈액암, 전신성홍반성루푸스(만성 면역질환) 환자의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전체 인구통계보다 10~20% 낮았다. 고형암(갑상샘암 제외), 간경변증, 만성신부전 환자의 경우 젊은 연령대에서 접종률이 현저히 낮았다.
고혈압 같은 경증질환자보다 암 등 중증질환이면서도 감염에 취약할 수 있는 질환자에서의 백신 접종률이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 질병 또는 치료와의 부적합성에 대한 염려, 정보 부족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접종받고 싶어도 악화된 건강상태, 장기간 입원 등으로 인해 예방접종센터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희진 교수는 17일 “만성질환자들은 코로나 고위험군인 만큼 공중보건 당국과 의료진이 이들의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높이고자 노력해야 한다”며 “만성질환자들을 직접 치료하는 의료진이 환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백신 접종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남엘리엘 교수는 “만성질환자에서의 코로나 백신 효능 및 안전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적은 상황”이라며 “백신접종을 망설이는 만성질환자들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의료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