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약물치료 기피 마세요…“득(得)이 더 많아”

입력 2022-11-17 10:13

아동·청소년층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꾸준히 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장기간 약물 치료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정신건강의학과 약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편견으로 ADHD 치료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으론 ADHD 치료제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가 함유된 약이나 식품을 ‘수험생 기억력 개선’ ‘공부 잘하는 약’으로 둔갑시켜 불법·부당 판매하는 사례가 최근 식품의약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은 의사 처방을 통해 ADHD 환자 치료에만 쓰이는 만큼, 거짓 광고에 현혹돼선 안된다고 조언한다.

이런 가운데 ADHD에 대한 약물 치료를 1년 이상 장기간 하면 우울증과 품행장애 발생 위험이 오히려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윤미 교수팀(의료정보학교실 이동윤 전문의, 박지명 연구원)은 전국민 ADHD 코호트(동일집단) 33만명 중 선별한 3508명을 대상으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약물 사용 기간과 안전성 간에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메틸페니데이트 약물을 1년 이하 단기 사용군과 1년 이상 장기 사용군으로 나눠, 약물 사용기간에 따른 우울증, 품행장애, 정신증 발병률을 확인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ADHD 환자의 1차 치료제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다.


분석 결과 약물 장기 사용군이 단기 사용군에 비해 우울증 발생 위험이 30% 줄어들고 청소년기 폭력적·공격적 성향을 동반하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반복·지속적으로 사회 규범·규칙을 어기는 행위를 하는 품행장애는 48%까지 감소한 걸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메틸페니데이트 약물의 장기 사용이 우울증, 품행장애, 정신증 위험성을 높이지 않았으며 1년 이상 장기 사용할 경우 우울증 및 품행장애 위험을 크게 낮췄다고 밝혔다.

ADHD는 아동이나 청소년에서 주로 나타나며 주의력이 떨어지고, 과잉 행동을 하게 되며 충동 조절이 어려워진다. 아동기에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까지 지속되기 때문에 발견시 대부분 약물사용을 필수적으로 권고한다.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3분의 1 이상의 환자가 2년 이상 복용하지만, 약물 사용기간에 따른 우울·품행장애·정신증의 위험성을 평가한 연구가 부족했다.

신 교수는 17일 “약물 치료는 ADHD 환자의 80%가 뚜렷한 호전을 보일 정도로 가장 효과적 인 치료법이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약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편견으로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번 연구에서 1년 이상 약물 치료 시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했다. 1~2년 동안 약물치료 후 증상 호전 여부를 평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ADHD를 치료하지 않으면 아동이 집중력 부족, 과잉·충동적 행동 등으로 부모나 교사, 친구들로부터 나쁜 평가를 받아 자신감을 잃게 되고 일상·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가급적 조기에 발견해 검증된 기관과 전문의의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소아청소년 정신의학회 학술지(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y and Mental Health)’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