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신간 ‘조국의 법고전 산책’을 출간하면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죽음 같은 고통을 견디며 목에 칼을 찬 채 책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귀양을 간 상태”라고 했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발언을 아끼면서도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불법이 아닌 무능하다는 이유로도 탄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16일 공개된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와 인터뷰에서 ‘칼을 차고 있다’는 머리말의 한 대목을 언급하며 “칼을 찬다는 얘기는 이제 귀양을 간다는 얘기”라며 “제가 2019년 이후로 공개적인 정치 활동, 사회 활동을 전혀 못 하고 있고, 또 재판을 받고 있는 신세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고 말했다.
그는 출간 배경에 대해 “현재 상황, 정치적 상황에 대한 발언도 거의 하지 않고 자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면서 “이 책에서 법고전의 대표적 사상가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생각을 밝히면서 우회적으로 간접적으로 저의 생각을 밝힐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이 책을 쓰는 동안 법 고전 저자들과의 대화 속에서 잠시 시름을 잊을 수 있었다”며 “비운이 계속되고 있지만, ‘너를 죽일 수 없는 것이 결국 너를 더 강하게 할 것’이라는 니체의 말을 믿으며 견딘다”고 했다.
진행자가 조 전 장관이 했던 니체의 말을 인용해 “조 전 장관을 정치적으로 그리고 법적으로 제거하려는 사람들이 아무리 조국을 죽이려 해도 죽일 수 없는 그 무엇은 무엇이냐”고 묻자, 조 전 장관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장은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그다음에 이 험난한 시간에 우산을 같이 씌워주었던 사람들, 친구들, 벗들 그리고 음양의 성원을 보내주었던 시민들. 그 덕분 같다”고 말했다.
이날 조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진행자가 “윤 대통령의 6개월을 보면 60% 이상의 사람들이 무능하다며 부정적 지지를 하고 있다”고 하자 조 전 장관은 “그에 대해선 제가 언급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했다. 한 장관 관련 질문에도 답변을 피했다.
다만 조 전 장관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혁명권’을 언급하면서 “미국에선 대통령이 ‘불법’을 저질렀는지는 필요 없다”며 “불법이 아니라도 예컨대 무능이라 해도 탄핵이 가능하다. 그 탄핵 결정은 법률가의 집단이 아니라 정치인들의 집단인 상원이 한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최근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며 정신적 고통을 견디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2019년, 2020년에는 건강관리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저를 포함해 온 가족이 수사를 받고 기소가 된 상황이었다. 그 뒤로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해 일부러 꾸준히 강도 높은 운동을 했다. 지금도 하고 있다. 육체적 고통이 있으면 정신적인 고통을 잊을 수 있더라”고 했다.
또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원래 지병이 있는데, 지금 형집행정지가 된 건 허리 디스크 척추에 큰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형 집행정지가 첫 번째는 불허됐다가 수술해야 된다는 것이 분명해져서 형 집행정지가 되어서 입원 상태에 있다. 현재 전신마취를 동반하는 두 번의 수술을 했다. 지금은 회복 상태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뒤로 재활, 회복이 중요한데 과거 구금 기간에 몸이 많이 상해서 그게 빨리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