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에게 수년간 폭언을 하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입주민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이 입주민은 재판을 받던 중 아파트 관리소장을 모욕하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7일 업무방해와 폭행, 보복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6)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검사는 “피고인은 고소당한 후에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들을 폭행, 명예훼손한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의 입주민인 A씨는 수년간 경비원과 관리직원에게 갑질한 혐의를 받는다. 2019년부터 아파트 상가에서 카페를 운영한 A씨는 카페 에어컨 수리와 화장실 청소, 택배 배달 등 경비원 업무 범위를 벗어나는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무리한 요구를 경비원이 거절하면 A씨는 “난 관리비 내는 입주민”이라며 욕을 했다. 또 “그만두게 하겠다”며 해당 경비원에 대해 업무 태만 민원을 넣었다. 일부 경비원에게는 ‘개처럼 짖어보라’는 요구를 하는가 하면 얼굴에 침을 뱉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A씨의 갑질로 그만둔 직원이 1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관리소장 B씨는 2020년 12월 A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A씨는 이듬해 6월 기소됐다.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18일 A씨는 또 다른 관리소장을 모욕하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마포경찰서는 해당 사건을 불송치했지만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구해 기소까지 이르렀다.
A씨는 수사기관에 출석해 자신을 상대로 불리한 진술을 한 관리직원, 경비원, 입주민을 상대로 형사 고소하고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월 폭행 혐의로 맞고소한 관리소장에 대한 사건은 무혐의 종결됐다. 또 관리소장과 입주민을 상대로 제기한 1000만~5000만원 상당의 민사소송에서도 패소했다.
A씨의 변호인은 재판부에 추가 기소된 사건을 병합해 심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 소송대리인(변호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를 기각했다. 소송대리인은 “사건을 병합하면 선고가 너무 지연된다”며 “이미 여러 입주민이 떠났고 피해자들이 괴로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A씨는 기사에 댓글을 단 누리꾼들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4월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고소하기도 했다. 고소당한 누리꾼은 수십명으로 알려졌고, 경찰은 고소 사건을 누리꾼들 주거지 근처 경찰서로 이송해 개별적으로 수사 중이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