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 ATP파이널스 또 탈락했지만… “끝까지 싸울 것”

입력 2022-11-16 14:22
EPA연합뉴스

남자 테니스의 ‘살아있는 전설’ 라파엘 나달(36·세계랭킹 2위)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왕중왕전 악운을 이어갔다. 13년 만에 ATP 투어 4연패라는 쓰린 기록도 남았다.

나달은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팔라 알피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니토 ATP 파이널스 단식 그린그룹 조별리그 2차전에서 캐나다의 펠릭스 오제알리아심(22·6위)에 0대 2(3-6, 4-6)로 완패했다. 나달은 앞선 1차전에서 미국의 테일러 프리츠(25·9위)에게도 0대 2(6-7, 1-6)로 패했다. 같은 조 캐스퍼 루드(23·4위)가 프리츠에 승리하면서 나달은 2연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나달은 ATP 파이널스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파이널스는 한 해의 대미를 장식하는 대회로 세계랭킹 상위랭커 8명만 초청된다. 올해는 세계랭킹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부상으로 기권하면서 2~9위가 초청됐다. ATP 메이저대회 역대 최다 우승(22회)자임에도 나달은 파이널스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2010·2013년 준우승만 2회 했다. 이번 대회에서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영건’들에 잇따라 패하면서 일찌감치 탈락하게 됐다. 나달의 조별리그 탈락으로, 올해 세계랭킹 1위는 알카라스로 확정됐다.

13년 만의 4연패라는 불명예도 따랐다. 나달은 US오픈 16강에서 프랜시스 티아포(24·19위)에게 패했고, 파리 마스터스 32강에선 토미 폴(25·33위)에 패한 뒤, ATP 파이널스에서 2연패를 했다. 공교롭게도 4연패를 안긴 선수 모두가 북미(미국 3명, 캐나다 1명)권 국적이다.

파이널스 4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나달은 대회 최종라운드까지 치르겠다고 밝혔다. 부상과 계속 싸워왔던 나달은 “지난 3주간 2개의 토너먼트를 치를 수 있단 점이 내겐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테니스를 치는 법, 정신적으로 충분히 강해지는 법을 잊지 않았다. 원하는 수준으로 다시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죽을 힘을 다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다만 이런 상황에서 결과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