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헤호헤호 헤헤호헤호….” ‘원조 딱따구리’로 유명한 SBS 공채 1기 코미디언 정선희 서울 광석교회 집사가 지난 12일 ‘2022 다니엘기도회’에서 간증을 나눴다.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제목으로 강단에 선 그는 본인과 가족들이 하나님을 만난 과정을 털어놨다.
정 집사는 겉보기와 다른 사람이다. 반평생 넘도록 코미디언으로 살아왔지만 여전히 사람 많은 자리를 꺼린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자신을 사람 앞에 세워 오셨다고 그는 고백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사람들 앞에서 말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제 기도만 하기 급급한 사람인데도 이 자리에 서 있네요. 그럼에도 하나님은 제 이야기를 하나의 도구로 쓰시길 원하시나 봅니다.”
1992년 SBS 코미디언으로 정식 데뷔한 정 집사에게 연예계 생활은 버거웠다. 쓰임 여부에 따라 존재 가치가 결정된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그를 옥죈 탓이다. 그는 “타인이 판단하는 내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이라고 착각했다. 그래서 나를 무시하고 차별하는 사람들이 미웠다. 이들에게 복수하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고 전했다.
방송 생활에 치여 살던 그가 복음을 접하게 된 건 그의 어머니 덕분이었다. 17년간 불자로 살던 그의 어머니가 어느 날 작은 개척교회에 출석하면서 정 집사도 덩달아 복음을 접하게 됐다. 그는 이렇게 고백했다. “처음에는 아버지 사업이 잘 안돼서 어머니가 종교를 바꿨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버지 사업이 망했는데도, 어머니는 하나님에게 ‘감사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놀랐습니다. 이후 어머니께서는 같이 교회에 가자고 하셔서 새벽기도부터 나가게 됐어요.”
새벽기도에 간 정 집사는 하나님에게 따질 내용부터 생각했다. 캐스팅 경쟁에 치여 살면서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재능을 쏟아내면서 캐스팅해 달라고 해야 했던 생활에 한참 지쳐 있었다. 힘들었던 감정을 쏟아낼 대상이 필요했다”고 고백했다.
자기 자신마저 사랑하지 못했던 그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잔잔한 사랑을 누렸다. 스스로 사랑받을 자격조차 없던 그가 하나님을 찾았을 때, 하나님은 거부할 수 없는 사랑으로 그의 마음을 두드렸다. “너무나 찰나였지만,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말씀이 확실하게 가슴을 파고들었습니다. 내가 이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나 싶었죠. 그래서 처음 터져 나온 말이 ‘주님 죄송해요’였습니다.” 뒤이어 그는 하나님에게 용서를 구했다. “주님이 저를 이렇게 사랑하는 줄 몰랐어요. 제가 주님이 계시는지 몰랐어요.”
하지만 정 집사의 아버지는 두터워진 딸의 신앙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정 집사의 아버지는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한편 술상을 놓고 불교 채널을 트는 등 맞불을 놓기도 했다.
계속되는 불화에 정 집사는 아버지와 결판을 내리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아버지와 대판 싸우겠다는 결심으로 정 집사는 집 문 앞에 섰다. 문을 여니 그의 귀에 목탁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막상 아버지 얼굴을 보자, 이전에 없던 긍휼의 감정이 그의 마음에서 움트기 시작했다. 그는 이렇게 간증했다. “집 문을 여니까 아버지가 술상을 놓고 불교 채널을 틀어 놓고 계시더라고요. 제게 대적할 수 있는 게 불교라고 생각하셨나 봐요. 그 순간 공포가 사라지고 고집쟁이 꼬맹이의 뒷모습이 보였어요.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 옆에 풀썩 앉아서 ‘아빠, 내가 미안해. 아빠 신경을 못 썼어’라며 아버지를 안아 드렸어요. 그랬더니 아버지가 ‘외롭다’면서 펑펑 우셨어요.”
정 집사의 아버지가 주님을 만나고 “아멘”을 외치기까지는 25년이 걸렸다. 정 집사는 “하나님 계획을 모른 채 난리치면서 극성스럽게 25년을 보냈다”면서도 “지금 시점에서야 큰 그림을 보니 하나님이 어떤 계획을 세워 놓았는지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끝으로 그는 다니엘 기도회 참석자들에게 “매 순간 하나님의 프로젝트를 느끼는 승리의 삶을 살아내길 바란다”는 말로 간증을 마쳤다.
이현성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