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엔당 930원대… 심상찮은 엔저, 日 결국 역성장

입력 2022-11-15 17:25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직원이 지난 3월 23일 달러화와 엔화를 검수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이 1년 만에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재유행, 고물가·고유가·고환율의 ‘3고 현상’이 세계 3위인 일본 경제를 후퇴시킨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심상치 않은 엔저가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일본 내각부는 15일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를 전기 대비 -0.3%로 집계했다고 발표했다. 이 추세를 1년 동안 이어간다고 가정해 산출한 연간 환산 성장률은 -1.2%였다. 일본이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 GDP 성장률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지난해 3분기 이후 1년 만에 처음이다.

앞선 2분기 연간 환산 성장률은 4.6%였다. 이와 비교해도 3분기 GDP 성장률이 과하게 꺾였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3분기 GDP 성장률에 대해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했고, 에너지 가격 급등과 엔저에 의한 물가 상승으로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차질, 에너지 가격 상승, 3분기에 해당하는 7~9월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일본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한국·미국·유럽·영국처럼 상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경제권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에 역행한 일본은행의 저금리 기조는 엔화의 약세를 불러온 원인으로 꼽힌다.

이달 들어 나타난 달러화 약세에도 엔화 대비 가치의 하락은 선명하지 않다. 엔, 유로, 영국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프랑의 6개국에 대한 미국 통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오후 5시10분 현재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 집계에서 0.44% 하락한 106.191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한동안 유지됐던 110달러대를 깨고 내려왔지만, 엔·달러 환율은 여전히 달러당 140엔에 근접해 있다. 같은 시간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39.44엔을 가리키고 있다. 원화와 비교해도 엔저를 확인할 수 있다. 오후 3시30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9.32원으로 11원 넘게 내려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