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 하면서 주체적으로 살면 그게 ‘금수저’” 이종원·연우의 ‘금수저’란

입력 2022-11-15 17:53

마법의 금수저를 들고 부잣집에서 밥만 세 번 먹으면 ‘흙수저’가 금수저가 된다. 지난 12일 종영한 MBC 드라마 ‘금수저’는 누구나 상상해봤을 법한 판타지로 흥미를 자극했다. 그러면서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 돈보다 우월한 가치에 관해 이야기한다.

극 중에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이승천(육성재)은 금수저로 인해 재벌 집 아들 황태용(이종원)으로 살게 된다. 돈을 위해 부모까지 바꾼 한 소년의 야망이 흥미롭게 전개됐다. 승천에게 금수저의 삶을 빼앗긴 태용역은 배우 이종원이 연기했다. 그를 15일 서울 서초구 에코글로벌그룹 본사에서 만났다. ‘금수저’는 2018년 데뷔한 그의 첫 주연작이다.

이종원은 재벌 아들인 황태용의 당당함, 가난하지만 순수한 승천의 모습을 둘 다 잘 표현해냈다. 인터뷰에 임하면서 그는 “하루가 다르게 사람들이 알아보고 반응을 줘서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운을 뗐다. 사실상 1인 2역을 하면서 연기적으로 많은 걸 배웠다고도 했다. 승천의 가난을 표현하기 위해 중고 신발을 사서 신었다. 태용을 연기할 땐 밝은 색상의 옷을 골라 입으면서 겉으론 화려한 태용의 삶을 부각했다.


연기에는 실제 본인의 경험도 묻어있었다. “승천이를 연기할 때는 제가 어릴 때 반지하에 살던 시절을 생각했어요. 돈은 없지만 행복하게 자랐던 기억이 승천이에게 투영됐죠.”

드라마는 부가 반드시 행복으로 연결되진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최종회에서 승천으로 살아가던 태용은 결국 웹툰 작가로서 성공한다. 가난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쫓아가다 얻은 결과다. 태용은 “나 자신이 바로 금수저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이종원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걸 순수하게 쫓아가면 누구나 금수저가 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생각을 하며 연기했다”며 “시청자들도 그렇게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모델로 먼저 활동했다.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면서 연기의 재미를 느꼈다. 이종원은 “연기를 시작하고 많은 캐릭터를 만났는데 모두가 다 내 안에 있는 모습이었다”며 “‘나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하면서 나 자신을 배우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금수저’에 대해서는 “인기를 얻은 것도 처음이고 이렇게 많은 감정을 연기로 보여준 것도 처음이다. ‘처음’이란 타이틀이 많은 작품이어서 특별하다”고 말했다.

이 작품에는 승천 외에도 금수저를 사용해 새로운 삶을 사는 또 다른 인물이 있다. 가난한 집에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부잣집 딸의 삶을 훔친 오여진이다. 여진은 승천의 비밀을 볼모로 사랑을 갈구한다. 악역이긴 하지만 그의 결핍이 지켜보는 시청자들이 안쓰러움을 느끼게 했다. 여진을 연기한 배우 연우도 이날 서울 강남구 9아토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걸그룹 모모랜드 출신인 그는 2019년부터 배우로 활동했다.


이번 작품에서 그의 연기에 호평이 쏟아졌다. 연우는 긍정적인 평가에 대해 “연기에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고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난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에게 여진이란 캐릭터는 처음부터 매력적이었다. 그는 “착하다, 나쁘다는 단어로 정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라며 “못되고 싫으면서 마음이 쓰이게끔 시청자가 느끼게 하려고 했다”고 했다.

작품에 대해서는 “내가 내 삶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단 걸 이 드라마를 찍으며 다시 체감했다”며 “남의 걸 빼앗는 게 아니라 나의 것을 만들어나가는 건강한 욕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