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매매 하락세도 월세 상승세도 1위… 금리 ‘거센 입김’

입력 2022-11-15 15:26 수정 2022-11-15 15:35
부동산 관계자들이 세종시 한 공인중개사무소에서 제3차 부동산관계장관회의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택 시장에서 ‘금리 입김’이 거세다. 시장은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전국 주택의 매매·전세가격 내림세는 더 깊어졌다. 매매와 전세 수요를 흡수한 월세 시장은 꾸준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 노원구와 도봉구 등 서울 외곽지역의 월세 상승이 특히 가팔랐다.

한국부동산원은 10월 월간주택가격동향을 발표하고 전국 매매가격지수의 변동률이 -0.77%로 전달(-0.49%)보다 낙폭이 확대됐다고 15일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이 거셌던 2008년 12월(-0.78%) 이후 13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전세가격지수도 0.88%나 떨어졌다.

반면 월세통합가격지수는 한 달간 0.05% 올랐다. 전월(0.10%)보다 상승 폭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오름세다. 금리 영향으로 매매와 전세 모두 침체하고 월세로 전환하는 현상이 두 달 연속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향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서울 노원구다. 노원구의 지난달 주택 매매가격은 1.57% 내렸다. 한 달간 매매가격이 1.00% 이상 떨어진 곳은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노원구와 도봉구(-1.13%)뿐이다. 노원구는 전셋값도 1.20% 내려 송파구(-2.36%), 강동구(-1.27%) 다음으로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월세 시장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인다. 노원구의 월세가격은 한 달간 0.36% 올랐다. 도봉구(0.22%)와 성동구(0.16%), 영등포구(0.16%)가 뒤를 이었다. 이런 추세는 서울(매매 -0.81%, 전세 -1.15%, 월세 0.09%)을 비롯해 전국에서 벌어졌다.

월세의 독주는 가격변동지역 분포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부동산원의 가격 공표지역 176곳(187개 시·군·구 중 비자치구 포함, 11개 시 제외) 가운데 매매가격이 오른 지역은 6곳에 불과했다. 전셋값이 상승한 지역도 10곳뿐이었다. 이와 달리 월세가 상승한 지역은 126곳에 이르렀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역대 처음으로 1.20% 내렸다. 전달(-0.78%)보다 낙폭이 커졌고, 부동산원에서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3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00%대를 기록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