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도 마르기 전에… 2027충청WUG 주도권 잡기

입력 2022-11-15 14:58 수정 2022-11-15 16:25

대전 충남 충북 세종이 2027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2027WUG‧구 유니버시아드)에 주도권 잡기에 대비한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15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충청권 4개 시·도는 2027WUG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려고 주도권 확보 경쟁에 사실상 돌입했다. 개최도시 협약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충청권의 공조가 흔들리는 분위기다.

2027하계WUG은 5년 뒤인 2027년 8월에 12일 동안 대전 4곳, 충남 12곳, 충북 11곳, 세종 3곳 등 30곳의 경기장에서 분산 개최된다. 개회식은 대전, 폐회식은 세종에서 열린다. 1만5000여명의 선수단을 수용하는 선수촌은 세종에 들어선다.

충북은 청주에 1만석 규모의 국제규격을 갖춘 실내경기장(체조)을 짓는다. 충남에선 천안종합운동장에 테니스장이 증축된다.

이는 충청권 4개 시‧도가 2021년 9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 제출한 유치의향서에 담긴 내용인데 충남도가 유치 확정 직후부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충남도가 이번 대회 유치를 통한 유산이 다른 시·도에 비해 적다는 볼멘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물론 현재로선 행사 계획을 바꾸는 건 어렵다”면서도 “대회까지 기간이 충분히 있으니 협의할 것은 협의하고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은 무엇보다 대회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개막식을 놓친 것이 뼈아프다는 반응이다. 개·폐막식 장소를 짓기 위해 상당한 예산이 필요하고 대회 개막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협의를 통해 행사 계획이 바뀔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충청권 4개 시·도는 내년 상반기 조직위원회 출범 전까지 경기장 배치와 예산·인력 등의 문제를 매듭짓는다는 계획이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정관에 따라 유치위원회는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조직위를 출범해야 한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는 당연직 집행위원장을 맡고 통상적으로 장관급 인사가 조직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 초대 조직위원장 인선이 벌써부터 뜨거운 감자다.

지역에선 ‘충청의 꿈’을 실현한 주역 중의 한 사람이 맡아야한다는 여론이 우세적이다. 이시종 전 지사가 거론되는 이유다. 이 전 지사는 충북지사 재임 시절인 2020년 7월 충청권 시·도에 2027하계세계대학경기 공동 유치를 처음으로 제안했다.

조직위는 특수법인 행태로 경기장과 시설, 선수촌, 의료, 도핑, 자원봉사 등 대회 개최에 필요한 모든 분야의 준비 사항을 꾸려갈 기구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이날 도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충북도가 중심이 돼 시작된 세계대학경기대회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경기장 배치 등은 다시 논의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설을 보완하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조직위원장 인사를 정부에 적극적으로 추천할 생각”이라며 “충청권이 하나가된 만큼 양보하고 통합하는 데 앞장 서겠다”고 전했다.

청주·홍성=홍성헌 전희진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