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이전 토론회 중도 파행…김태흠 “국방장관 공개토론하자”

입력 2022-11-15 14:54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육군사관학교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육군사관학교 이전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토론회가 국회에서 개최됐지만 이전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반발로 행사가 조기 종료됐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군 지휘부·시민단체들의 이전 반대논리가 적절치 않다며 이종섭 국방부장관에게 공개토론을 요구하고 나섰다.

충남도는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육사 충남 이전·유치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육사충남유치범도민추진위원회, 지역 국회의원 및 관계 공무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세영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는 ‘국방인재 육성 새로운 100년을 여는 길, 육사 이전이 답이다’라는 주제로 기조발제를 맡았다.

그는 육사 충남(논산) 이전에 대한 15대 당위성으로 대통령 공약, 국가 균형발전, 전시 교육기능 유지, 국방분야 융합 교육 여건 최적지, 통합·연합작전 능력 배양 최적지, 최상의 현장학습 여건, 충남도의 국방 특성화 비전 등을 꼽았다.

육사 유치 성공을 위한 전략으로는 정주여건 마련 및 국방혁신도시 지정, 국방산업밸리 조성 등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육사 이전은 단순한 공공기관 이전이 아닌 급변하는 안보 환경과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대비한 국방력 강화를 위한 사안”이라며 “대통령 공약대로 육사를 조기 이전해 국가 균형발전과 과학기술강군 육성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기조발제에 이어 종합토론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이전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관계자 150여명이 강당에 난입해 피켓 시위를 벌이며 행사가 조기 종료됐다.

이들은 육사 부지가 ‘국가수호의 성지’라며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육사는 국군의 모태이자 국가수호의 상징”이라며 “수많은 예산을 들여 육사를 이전해봐야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태흠 지사는 “육사는 여러분의 것이 아닌 국민의 것이며 국군 간부들을 양성하는 곳”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토론회 파행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육사 이전은 대통령 공약이다. 이전 과정에서 논의는 있을 수 있지만 이전 자체를 문제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종섭 국방부장관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일각에선 ‘안보 때문에 안된다, 지역이기주의다’라는 주장도 있는데 사관생도들이 노후화된 시설과 아파트에 둘러싸여 사격훈련도 제대로 못 하는 것이 진짜 안보위기”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육사 논산 이전을 위한 연구용역비가 예산에 반영됐지만 국방부는 관련 예산을 집행조차 하지 않았다”며 “국민 혈세를 무위로 만든 군 지휘부 일부의 오만한 행태를 안타깝게 생각하며 이종섭 장관에게 공개토론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