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광주 상무소각장 문화복합시설로 탈바꿈

입력 2022-11-15 10:17 수정 2022-11-15 13:51

광주 도심의 대표적 혐오시설이던 상무소각장이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복합시설로 변신을 꾀한다. 우선 광주 전체 공공도서관을 이끄는 대표도서관을 이곳에 세운다.

광주시는 “2016년 말 폐쇄 이후 방치된 상무소각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미기 위한 광주 대표도서관 착공식을 전날 개최했다”고 15일 밝혔다.

소각장 일부 건물을 헐어낸 1만여㎡ 부지에 들어설 대표도서관은 지하 2층 지상 2층 총면적 1만1286㎡ 규모다. 국비 157억 원을 포함한 516억 원을 투입해 2024년 하반기 완공한다.

종합자료실과 디지털 자료실, 어린이자료실, 문화교육실, 멀티미디어실 등을 두게 될 대표도서관은 광주 시립도서관 가운데 가장 큰 시설이 된다.

시는 상무소각장 공장동 부지를 활용한 대형 도서관이 문을 열면 전체 공공도서관의 구심점인 대표도서관이 현재 무등도서관에서 이곳으로 바뀐다고 설명했다.

시는 대표도서관 착공을 시작으로 소각장 문화재생 사업을 이르면 내년 착공해 2025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특이한 건축구조로 보존가치가 높은 소각시설을 최대한 살리는 데 주안점을 둔 실시설계가 현재 진행 중이다. 438억원을 들여 첨단기술과 예술세계를 접목하고 문화중심도시의 정체성을 담은 공연장, 전시·체험·소통·협업 공간을 조성하는 후속 사업이다.

시는 82.5m 높이의 우람한 소각로와 광활한 쓰레기 반입시설 등에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덧씌워 광주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그동안 쓸모없이 방치돼온 상무소각장을 복합문화시설로 전환하기 위해 2019년 11월 134개 출품작이 참가한 국제공모를 통해 세르비아 건축가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한 바 있다.

1998년 준공된 상무소각장은 인근 주민들의 끈질긴 집단시위와 법정소송 등으로 2년 넘게 제 역할을 못 하다가 2001년부터 본격 가동됐다.

우여곡절 끝에 하루 300~400t의 쓰레기를 소각했지만 이후에도 상무지구 주민들이 “악취와 매연, 먼지 발생이 끊이지 않는다”는 민원을 제기하는 바람에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결국 광주시가 사용 연한을 채우지 않은 2016년 폐쇄한 뒤 활용방안을 고심해왔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감성과 문화를 풍부하게 만들고 미래를 살찌게 하는 명실상부한 인문도시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쓰레기가 소멸되고 주민 간 갈등을 일으켰던 상무소각장이 소생과 희망의 공간으로 거듭나게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