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용기 추락 염원”… 성공회 신부 사제직 박탈

입력 2022-11-14 18:17 수정 2022-11-14 19:02
성공회 김규돈 신부 페이스북 캡처

해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전용기가 추락하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써 논란을 빚은 성공회 김규돈 신부의 사제 자격이 박탈됐다.

대한성공회 대전교구 측은 14일 문제의 글에 대해 “사제로서 할 수 있는 표현이 아니다”라며 교구 소속 김 신부를 직권 면직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는 성공회 원주 노인복지센터장, 원주교회 협동사제 등 사제로서의 지위를 모두 박탈당했다.

앞서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대통령의 동아시아정상회의 발언을 소개한 게시물을 올리면서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온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 글이 큰 논란을 일으키면서 성공회 측에 항의가 쇄도했다.

성공회 대전교구 인사발령문. 연합뉴스

논란이 커지자 김씨는 해당 글을 삭제했다.

이후 SNS에 “‘나만보기’라는 좋은 장치를 발견하고 일기장처럼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전체 글로 돼 있었다”며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SNS에 익숙지 않아 해당 글이 공개됐다는 취지다.

현재 그의 계정은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성공회 대전교구장인 유낙준 모세 주교는 “어떻게 생명을 존중해야 할 사제가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하여 수많은 사람이 타고 있는 전용기의 추락을 염원할 수 있겠느냐”며 “분노와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천주교 대전교구 박주환 신부 SNS 캡처

이밖에 천주교 신부도 대통령 전용기 사고를 염원하는 내용의 글과 사진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천주교 대전교구 박주환 신부는 지난 12일 SNS에 윤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 전용기에서 추락하는 모습을 합성한 그림을 올렸다.

그는 이 그림에 “비나이다~ 비나이다~” 라는 글과 기도하는 모습의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또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라는 글과 함께 ‘기도하는 어린이’ 모습 사진도 덧붙였다.

그는 논란이 커지자 SNS 계정을 닫았다. 천주교 대전교구는 박 신부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공식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