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대면을 가질지 주목된다.
일단, G20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자연스럽게 조우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다만, 막판 성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렸던 13일 한·일 정상회담도 막바지에 성사됐다.
윤 대통령은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G20 정상회의 일정을 시작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주요국과의 정상회담을 막판 조율 중에 있다.
특히 윤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중 정상회담은 약 3년 가까이 열리지 않고 있다. 문재인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9년 12월 베이징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이 마지막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한·중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계속 지켜봐 주셔야 할 것 같다”고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다자회의 무대의 정상회담 일정은 막판에 결정되는 경우도 있어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 일정 중 조우할 가능성은 크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날 경우 두 정상 간 첫 만남이 된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만남이 중요한 것은 한·중 관계는 물론 북한 핵 문제 등 논의해야 할 다급한 현안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입장에선 ‘한·미·일의 대중 견제’ 움직임에 발을 디딘 만큼 중국을 달랠 필요성도 있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대중 견제 의도를 분명히 했다.
한·미·일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불법적인 해양 권익 주장과 매립지역의 군사화, 강압적 활동을 통한 것을 포함해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그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 그리고 기시다 총리는 대만 관련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하고, 국제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를 놓고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완전히 참여하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는 분석도 있다.
공동성명에는 “3국 정상은 ‘각국의 다양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이행함에 있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명시됐다.
‘각국의 다양한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표현은 한국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완전히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인도·태평양이라는 공간 개념 자체가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것 분명한데, 거기에 윤석열정부가 이전보다는 한발 더 참여하는 모습을 보인 건 맞다”면서도 “그러나 일본 수준으로 완벽하게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참여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결국 이날 열린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향후 한·중 관계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미·중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분위기를 전환할 경우 한국의 대중 외교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이상헌 기자, 발리=문동성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