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도달한 ‘FTX 쓰나미’… C2X 상장 컴투스 14.7%↓

입력 2022-11-14 16:29
암호화폐 거래소 FTX 로고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실행한 컴퓨터 화면에 표시돼 있다. AFP통신이 일러스트용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AFP연합뉴스

국내 게임 플랫폼‧콘텐츠 기업 컴투스가 미국계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신청 여파에 휘말려 14일 코스닥에서 15% 가까이 급락했다. 컴투스는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 C2X를 지난 3월 FTX에 상장했다. 컴투스는 이에 따른 손실이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다르게 판단했다.

컴투스는 이날 코스닥에서 전 거래일 종가(7만2600원)보다 14.74%(1만700원) 하락한 6만1900원에 마감됐다. 이로써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개장부터 이미 7만원 선을 깨고 내려가 6만8300원에 출발한 주가는 장중 6만1500원까지 밀렸고, 큰 반등 없이 6만2000원 밑에서 장을 끝냈다. 코스닥에 상장된 컴투스홀딩스는 11.7%(5600원) 빠진 4만2250원에 마감됐다.

FTX 파산신청의 여파가 결국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에 본사를 둔 FTX는 최근 ‘코인런’ 사태에 휘말렸다. 관계사인 암호화폐 전문 벤처캐피털 알라메다의 대차대조표에서 유동성 위기의 신호가 포착되면서다.

알라메다 자산 중 3분의 1은 FTX에서 발행된 암호화폐 FTT로 구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FTX가 FTT를 발행해 알라메다로 떠넘기는 식으로 자산을 형성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지난 8일 FTX에 대한 투자의향서를 작성했지만, 하루 만에 실사를 거친 뒤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가치가 일제히 폭락했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FTX는 지난 11일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파산보호 신청 대상에 자사 외에도 알라메다를 포함한 100개 이상의 계열사도 포함됐다.

FTX에 C2X를 상장한 컴투스에도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컴투스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컴투스홀딩스를 포함한 그룹사들은 FTX와 관련해 직접 투자한 바가 없다. 재무적 손실은 전혀 없다”며 “FTX 사태 관련 투자자들의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다양한 지원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FTX의 파산신청 소식이 전해지고 첫 거래일인 이날 컴투스와 컴투스홀딩스는 매도세에 휘말리고 말았다.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급락했다. 자체 암호화폐 ‘위믹스’를 발행한 게임 기업 위메이드는 이날 코스닥에서 5.57%(3200원) 하락한 5만4300원, 국내 거래소 빗썸을 보유한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 비덴트는 7.22%(320원) 급락한 4110원에 장을 마쳤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