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태원 희생자 명단 공개에 “유족 권리 빼앗은 무도한 행태”

입력 2022-11-14 15:05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조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인터넷 매체 ‘민들레’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것에 대해 “유족의 권리마저 빼앗은 무도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지난 10일 국회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뒤 기자들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4일 논평에서 “유족 동의 없는 희생자 명단 공개는 분명한 2차 가해”라며 “2차 가해도 언론의 자유라고 보장해줘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도대체 목적이 무엇이며 어떤 권리로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가슴에 묻을 기회조차 박탈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민들레는 13일 밤 홈페이지에 “희생자들을 기리는 데 호명할 이름조차 없이 단지 ‘158’이라는 숫자만 존재한다는 것은 추모 대상이 완전히 추상화됐다는 의미”라며 희생자 155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박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박 대변인은 “유족 동의 없는 희생자 명단 공개라는 용납할 수 없는 행태를 설계했던 것은 민주당”이라며 “지금은 온라인 매체 뒤에 숨어 방조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도 공범”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족의 최소한의 권리마저 빼앗은 온라인 매체와 민주당은 즉각 유족께 사과하고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는 지키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민들레가 명단 공개에 따른 법적 책임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더 (어떤 일인지 자세히) 챙겨보겠지만 거기에 따르는 법적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우리가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 명단도 공개를 안 하고 있다”며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들인데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사생활 및 사적 정보 같은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 유족 대부분이 공개를 원하지 않는 것을 누가 공개했는지 법률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어떻게든 유족을 자꾸 모아 무언가 정치적 도모를 하려는 사람들이 저런 짓을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