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기자 무서워하면서 어떻게 외교전쟁 펼치나”

입력 2022-11-14 12:35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과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 취재진을 배제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기자들과 카메라를 무서워하면서 어떻게 외교전쟁을 펼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1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지금 회의에 많은 기자가 배석했다. 현장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눈빛을 주고받는지, 돌발적 상황에서 어떤 제스처가 나오는지 함께 취재하기 위해서 기자들이 이곳에 있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 의원은 “그러나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공동취재단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한미·한일 정상회담의 어떤 것도 취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모든 게 비공개였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실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각)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윤 대통령의 일정을 공개하며 한미·한일 정상회담은 전속취재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만 배석해 회담 주요 내용을 공개하고, 정상회담 관련 언론 질의응답을 생략했다.

고 의원은 “기자들과 카메라를 무서워하면서 어떻게 그 살벌한 글로벌 외교전쟁을 펼칠 수 있단 말인가. 그 정도 배짱도, 배포도 없는가”라며 “윤 대통령이 하는 행태들을 보면 언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 같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는 말을 넘어서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뭐가 그렇게 숨기고 싶어서 언론을 피하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독재자가 되고 싶다면 집안에서만 하시고 대한민국을 독재국가 전락시키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도 “간혹 비공개로 일정을 진행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몇 개월 동안 여사 일정을 하면서 공개적으로 기자들과 동행하며 취재됐던 게 몇 건이나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기자는 국민을 대신해서 보고 전달하는 특명을 부여받은 사람들 아닌가. 진열장 영부인을 만들려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