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송곡이냐”…SBS 尹 순방 보도영상 음악 논란, 왜

입력 2022-11-14 04:50 수정 2022-11-14 10:08
지난 10일 방송된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오프닝. 유튜브 영상 캡처

SBS가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 관련 보도에 사용한 배경음악(BGM)을 두고 여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무거운 분위기의 노래가 순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3일 SBS뉴스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영상을 신고했다는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지지자들이 문제 삼은 부분은 지난 10일 방송된 뉴스 오프닝이었다. 가수 250의 곡이 배경음악으로 깔렸는데, 이 곡의 제목은 연극에서 최후의 막을 뜻하는 ‘휘날레(피날레)’다.

오프닝에는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했다는 내용이 다뤄졌다. 또 MBC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보도했다가 여당과 대통령 측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다는 내용도 담겼는데, 이 부분에 ‘오늘이 그날인 것 같아/ 우리가 전부였던 시간’이라는 가사가 자막으로 등장했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전용기에 올라타 손을 흔드는 모습 등 여러 장면이 흑백으로 편집되기도 했다.

여권 성향 네티즌들은 배경음악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둡고 음산하다고 지적했다. “추모 영상에서나 쓰는 영상 기법을 왜 해외순방 가는 대통령 영상에 사용한 건지 의도가 명확해 보인다” “장송곡이 나와서 소름끼친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또 평소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배경음악 가사에 의미를 부여해온 점을 미뤄 “BGM 선정이 우연은 아닐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오프닝. 가수 250의 '휘날레' 가사 일부가 자막으로 나왔다. 유튜브 영상 캡처

논란이 된 배경음악은 가수 250이 지난 3월 발매한 앨범 ‘뽕’에 수록된 곡이다. 영상 자막으로 쓰인 ‘오늘이 그 날인 것 같아. 우리가 전부였던 시간’을 비롯해 ‘이제는 너를 볼 수 없는데/ 그 추억들은’이라는 가사가 여러 차례 반복된다. 또 ‘그때 우리는 함께 눈이 부신 5월의 숲길을 걷고 있었지’ ‘기다리고 있었나 봐. 우리가 눈 맞추던 자리. 그곳에 자꾸만 너를 데려와’ 등 추억을 회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대통령실은 MBC 기자들의 전용기 탑승 불허 방침을 밝혔다. 이에 MBC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특정 언론사만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거부한 조치는 언론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비롯한 법적 구제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반발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1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미·일 회담 전후로 미일·한미·한일 양자 정상회담도 개최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