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세종 충남 충북 충청권이 공동으로 추진한 2027년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WUG·구 유니버시아드) 유치에 성공했다.
충청권은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의 2027년 하계세계경기대회 개최지 투표에서 경쟁 후보도시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따돌리고 개최지로 선정됐다.
충청권의 2027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유치는 2030년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 무산의 실패를 밑거름 삼아 도전 끝에 쾌거라는 점에서 한층 빛을 발하고 있다. 또 충청권 4개 시·도를 주축으로 하는 공동유치위원회와 중앙정부가 찰떡 공조를 이뤄 빚어낸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2020년 7월 충청권 4개 시·도 지사가 국회에서 세계대학경기대회를 공동 유치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제대로 눈 여겨 보는 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앞서 2020년 4월에 2030년 하계아시안게임 충청권 공동 유치가 무산된 적이 있어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충청권은 세계대학경기대회로 눈을 돌렸다. 아시안게임과 비교해 인지도는 낮지만 대학생들이 대거 참여해 스포츠뿐 아니라 문화, 관광 등 물적·인적 교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번 2027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유치는 충청권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국제종합경기대회다.
스포츠 불모지였던 충청권이 국제종합경기대회를 유치할 수 있었던 주된 배경은 실패를 성공으로 돌리고자 하는 노력과 준비를 꼽을 수 있다. 대한체육회의 국내 후보도시 확정, 정부의 간소화 절차 등 정부와 체육계, 지자체의 적극적인 의지와 지원이 꿈을 현실로 만들어준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충청권의 세계대학경기대회 유치는 모처럼 국민들의 사기를 높인 기분 좋은 일이었다는 점에서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국제스포츠 행사에서 파생되는 경제적 효과도 간과할 수 없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은 직·간접적 경제적 파급효과 2조728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 유발효과는 1조6452억원, 소득유발 효과 3635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6351억원, 간접세 유발 효과 851억원로 추정된다. 아울러 취업 유발효과 10만499명, 고용 유발효과 7244명 등 2027WUG가 충청권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2027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는 5년 뒤인 2027년 8월에 12일 동안 대전 4곳, 충남 12곳, 충북 11곳, 세종 3곳 등 30곳의 경기장에서 분산 개최된다. 경기 종목은 양궁, 체조, 수영, 유도, 태권도 등 18개 종목으로 치러진다. 개회식은 대전, 폐회식은 세종에서 열린다. 선수촌은 세종에 들어선다. 청주에 1만석 규모의 실내체육관이 신설된다. 전 세계 150개국 1만5000여명의 선수단과 임원, 미디어 등이 참여한다.
브뤼셀=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