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하루’ FTX, 파산신청 이어 7900억 해킹 사고

입력 2022-11-12 18:21 수정 2022-11-12 18:22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FTX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을 극복하지 못하고 12일 파산 신청한 세계 3위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설상가상으로 같은 날 6억 달러(약 7900억원) 규모의 해킹 피해까지 입었다.

이날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 등 외신은 FTX 소유 암호화폐 지갑에서 6억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온체인 데이터(블록체인 내부 데이터) 분석 결과 솔라나, 바이낸스토큰을 포함한 다양한 이더리움 기반 토큰이 FTX 지갑에서 빠져나가 탈중앙화거래소(DEX)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FTX 공식 텔레그램 채널에는 “FTX가 해킹됐다”며 “모든 FTX 앱을 삭제하라”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IBC그룹의 마리오 나팔 CEO는 “지금 당장 FTX 앱을 삭제하고 FTX 해킹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FTX 웹 사이트도 방문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현재 FTX 공식 채널은 접근이 안 되고 있으며, 자금 유출 경위도 아직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블록체인 데이터분석 업체 크립토퀀트의 주기영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FTX가 해킹을 당했고, 내부자 작업일 가능성이 높다”며 “FTX 앱을 업데이트하거나 설치하지 말라”고 말했다.

앞서 FTX는 유동성 위기를 버티지 못하고 이날 파산을 신청했다. FTX는 트위터 성명에서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며 “전 세계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이익을 위한 자발적인 파산보호 절차”라고 밝혔다. 챕터11은 미국 연방 파산법에 의거한 파산 절차로 파산법원 감독 하에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다.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하다. 이번 파산보호 신청 대상에는 FTX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인 알라메다리서치 등 130여개 계열사가 포함됐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