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들 사이에선 미국의 최종 정책금리가 5%대에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뉴욕사무소가 지난 4일 12개 투자은행을 상대로 미국의 최종 정책금리 예상치를 조사한 결과 3분의 1에 해당하는 4곳이 5.00∼5.25%라고 응답했다고 12일 밝혔다. 3곳은 4.75∼5.00%라고 답했고, 4.50∼4.75%와 5.25∼5.50%로 예상한 곳이 각각 2곳이었다. 나머지 1곳은 5.50∼5.75%까지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절반이 넘는 7곳이 미국 최종 금리가 5%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이는 내년 미국 정책금리가 지난 9월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서 제시된 4.6%를 넘어 5%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커졌음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연준은 이달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3.00∼3.25%에서 3.75∼4.00%로 0.75% 포인트 인상했다. FOMC 회의 이후 파월 의장은 2%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목표 달성을 위해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기조를 달성하기까지 갈 길이 남아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최종 금리수준이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해 생각하거나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FOMC 회의가 매파적인데다 10월 고용지표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하며 금리 전망을 상향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종 정책금리 수준 등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향후 경제지표 발표, 미 연준 인사 발언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잠재해있다”고 밝혔다.
다만 설문조사 이후인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7.7%를 기록해 시장전망치(7.9%)를 밑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5%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던 최종금리 수준이 낮아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도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한 번의 신호로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ANZ 이코노미스트들은 “10월 CPI 발표에서 고무적인 신호가 있었지만,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예측 범위를 넘어서는 추세로 완화될 것이라는 확신이 커지려면 향후 몇 달간 이 패턴이 반복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