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60원 가까이 급락(원화 강세)하면서 3개월 만에 1310원선대로 돌아갔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과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달러화 강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59.1원 급락한 달러당 1318.4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변동폭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64.8원 급등했던 2008년 11월 6일 이후 14년 만에 최고 등락폭이다.
또 하루 낙폭 기준으로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으로 환율이 177원 폭락했던 2008년 10월 30일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1419원 선에서 마감했었는데 이번 주 들어서만 총 100.8원 급락해 3개월 만에 1310원대로 돌아갔다.
전날 발표된 10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7.7%로 시장 전망치(7.9%)를 밑돌았다.
연준이 긴축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환율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 소식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중은 이날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기간을 기존 7일에서 5일로 단축하는 등의 방역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달러화 강세 추세가 꺾이고 금융시장에 위험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코스피는 이날 3.37% 급등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6953억원을 순매수했다.
다만 10월 한 달 지표만으로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물가 수준이 높다는 점은 달러화 추가 약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0월 물가 지표에 대해 “단비 같은 소식(welcome relief)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