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을 심사하고 관리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비전문성’ 논란에 휩싸였다. 김규철 위원장은 “(위원 중 일부는) 게임과 관련해 1시간도 설명하기 힘든 사람이란 게 맞다”고 자인했다.
게임위는 10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게임물관리위원회 수도권사무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용자 소통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김규철 위원장, 이상현 게임물관리본부장, 김범수 자율지원본부장 등 게임위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논란이 된 등급재분류 절차, 소통창구 개선 방안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게임위는 이용자 소통강화 추진 일정을 공개했다. 게임위는 ▲게임이용자 상시소통 채널 구축 ▲등급분류 과정의 투명성 강화 ▲직권등급 재분류 모니터링 및 단계별 전문성 향상 ▲대민원 서비스 개선을 약속했다.
국정감사 때 쏟아진 밀실심사 지적에 게임위는 회의록 공개를 약속했다. 게임위는 “게임위의 업무가 사행성 게임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회의록 비공개가 많았다”며 “회의록을 원칙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게임위는 넥슨의 서브컬처 게임 ‘블루아카이브’ 등급 재조정 권고 조처를 내리며 불공정 심사라는 민원을 받았다. 게임위의 권고로 넥슨은 15세 이용가이던 게임을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으로 상향했다. 게임위는 “3월에 (해당 게임이) 출시했을 때 특별한 민원 접수가 없었지만 민원이 계속 들어오면서 보류했다”며 “최근 8월에 민원이 많이 접수돼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위 김규철 위원장은 등급재분류가 자의적이라는 지적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20년간 이 분야에 있던 사람으로서 전문성이 없다는 소리를 들으면 힘이 빠진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위원 중 일부가) 게임과 관련해 1시간도 설명하기 힘든 사람이란 것도 맞지만 객관적인 잣대를 들이밀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기준을 묻는 말에 게임위는 “게임 전문가라고 하면 학계 인력보단 실무 경력 전문가”라며 “그런 전문가를 모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게임 전문성이 있다 해도 이익 관계가 있는지를 우선 보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게임위는 발표를 통해 전문성 강화에 대한 대책도 제시했다. 현재 게임위는 청년 모니터링단 30명과 시간제 모니터링단 200명을 채용해 게임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게임위는 “채용 과정에서 게임 활동 경력을 우대하고, 매월 집중 교육을 해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정진솔 인턴기자 sol@kmib.co.kr